서촌에 위치한 그라운드 시소가 에로틱한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3명의 아티스트들이 각 층마다 저마다의 방식과 감성으로 시대적 에로티시즘(eroticism)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번 청소년 관람불가 전시는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각 층마다 이어진다.

레드룸 전시 모습   ©중기이코노미

◇젊은 작가들의 솔직한 사랑=‘레드룸:러브 이즈 인 디 에어’는 솔직하고 당당하게 표현하는 MZ세대의 아티스트들이 경험하는 지극히 사적인 장면들이 그들만의 개성으로 그려진다. 사랑과 연애, 섹스를 다루는 본 전시는 200여점의 아트워크로 구성된다. 연애의 본질을 환기하며 현실의 사랑, 좌절, 욕망을 반영한 작품을 통해 관람객, 즉 ‘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과정을 담는다.

전시는 3개 층으로 나뉘어 3명의 아티스트 작품들이 각 층을 구성한다. 민조킹, 마르티나 마틴시오, 스텔라 아시아 콘소니까지 각자의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레드룸 전시의 가장 자극적인 장면은 민조킹 작가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가장 은밀한 소통 방식인 ‘섹스’를 다룬다. 섹스의 기승전결을 따라 전시 구성이 진행된다.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 키스하면 어떤 기분일지, 벗은 몸은 어떨지, 꾸밈없는 모습으로 상대방과 마주하고, 살을 맞댄 채 체온과 타액을 나누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이 펼쳐진다. 50여점의 일러스트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Our Universe’에서는 살을 맞댄 채 체온을 나누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두 사람만의 작은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민조킹(Minzo King, Korea) 작가는 김민조가 본명이다. SNS에서 야한 일러스트들로 유명세를 탔고, 주로 남녀의 사랑, 특히 육체적 사랑을 주제로 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Minzo King,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 2021.

사진작가 마르티나 마틴시오(Martina Matencio, Spain)의 사진 작품도 100여점을 선보인다. ‘A couple from Barcelona’에는 작가가 실제 연인과 함께 달콤한 일상을 기록한 사진들로 구성된다. 마르티나 마틴시오는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스페인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사진작가이자 인플루언서다. 자신을 포함한 여성을 모델로 신체의 아름다움이 드러난 사진 작업을 주로 하며 관능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연인 간 적절한 대화는 항상 중요하다. 전시장 내에서는 QR코드를 스캔해 작품에 이어질 대사를 댓글로 달아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회를 모두 관람한 후 기념품 숍에서는 성인 전시회인 만큼 섹스토이 제품도 찾아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활활 타오르는 20대 커플이라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전시였어요”, “엉덩이가 너무 예쁘더라”, “짧고 강렬했다” 등의 솔직한 감상평을 전하고 있다.

전시기획제작사 ㈜미디어앤아트 지성욱 대표는 “세상이 각박해지고 코로나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우리는 점점 더 사랑하기가 어려워졌다. 이 전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사랑할 때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고,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크고 작은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한다”며, “이 전시를 통해 여러분들의 일상에도 사랑의 기운이 피어 오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레드룸:러브 이즈 인 디 에어’ 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전시다. 네이버, 인터파크에서 성인(20세 이상)만 1만8000원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1월6일까지 그라운드시소 서촌에서 열린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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