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작업을 했는데도 작업 내역서를 잘못 작성했다는 이유로 주간 기준으로 인건비를 주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26일 국민권익위원회는 민간기업과 통신설비공사를 계약한 공기업에게 터널 통신설비 인건비를 야간작업 기준으로 지급하도록 의견표명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 관련 공사를 수행하는 영세기업 A사는 B공기업이 발주한 공사에서 통신설비 설치 작업을 수행했다. 공사를 하던 도중 공사 기간이 두 배 이상 연장됐고, 2개 터널에 대한 작업이 추가돼 양사가 설계변경에 따른 변경계약을 하게 됐다.

설계변경 이후 A사는 터널 공사에 대한 인건비 산정이 주간으로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고 공기업과 감리단에 인건비를 야간 기준으로 변경해 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다.

B공기업은 “내역서를 잘못 제출한 책임이 A사에 있으니 야간 인건비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법률 자문 결과가 나왔다”며 터널공사에 대한 야간 작업비 정산을 거부했다. 

A사는 이에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국민권익위 조사결과 터널 추가 작업은 A사가 입찰참가 시점에 내역서를 제출한 것이 아니라 공사 착수 이후 B공기업의 작업 지시에 의해 추가로 내역서가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공사가 야간에 실행돼 다른 작업에 대해서는 야간 인건비가 적용됐으나, 터널 공사에 대해서만 주간을 기준으로 인건비가 산정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터널 작업이 야간에 진행될 수밖에 없는 특수 상황이었던 점과 계약 변경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야간작업을 기준으로 인건비 정산을 실시하도록 해당 공기업에 의견표명 했고, 공기업은 이를 수용해 야간작업 기준으로 인건비 지급을 완료했다. 

국민권익위 안준호 고충처리국장은 “야간 작업비를 인정받는 것이  큰 기업에게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영세한 중소기업에게는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영세 중소기업을 돕는 적극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