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해외 자동차 제조사의 배출가스 불법조작 고발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리자,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16일 서울중앙지검에 항고장을 제출하고 재수사를 촉구했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5월 벤츠·닛산·포르쉐의 배출가스 불법조작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결정했다. 앞서 환경부의 고발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소비자주권은 이에 대해 “검찰은 독일 자동차청의 불법 조작 확인, 환경부의 조사결과 불법조작 행위 확인, 공정거래위원회의 배출가스 저감 허위 확인 등이 나왔음에도 결과를 모두 배척했다”고 주장하며, 환경부와 공정위 등의 조치를 열거했다.

문제가 된 벤츠·닛산·포르쉐의 경우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 판매한 경유 차량 14종 총 4만381대의 차량이 환경부의 인증시험 때와는 다르게 질소산화물이 과다배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환경부는 배출가스 불법조작(임의설정)으로 최종 판단하고, 2020년 5월 인증취소와 함께 벤츠에 776억원, 닛산에 1억7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포르쉐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가 벤츠·닛산·포르쉐가 판매중인 차종을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배출가스를 통제하는 엔진제어장치에 이중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인증시험 모드에서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을 덜 배출하고, 실주행 모드에서는 다량 배출하도록 설계했음이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22년 2월, 벤츠가 자사의 경유 승용차가 질소산화물을 90%까지 줄이고,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표시․광고한 것이 허위라며 과징금 202억400만원을 부과받았다. 

소비자주권은 해외의 조사결과도 거론했다. 2018년 6월 독일 교통부에서도 배출가스 관련 의혹이 제기돼, 같은 해 독일 자동차청이 벤츠 등의 질소산화물 환원촉매장치 중 요소수 제어와 관련한 불법 소프트웨어를 적발했음을 확인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은 “검찰이 환경부가 고발한 사건을 혐의없음 처분하고, 이를 이유로 소비자주권이 고발한 사건마저 불기소 처분(각하)한 것이 부당하고 부실한 수사결과”라며, “검찰은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조작하며 차량을 판매한 벤츠·닛산·포르쉐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도록 철저한 재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