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원달러 환율은 1250원 내외,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내외 수준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2022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수출 증가,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지속 등은 강세요인”이라며,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되고 러·우 사태 및 미 연준의 금리인상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달러화 강세 움직임 지속”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OPEC+의 추가 증산 결정 등으로 하반기 공급 상황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러·우 전쟁 불확실성과 미국의 여름 성수기 시즌 도래, 중국 봉쇄조치 완화 등으로 견조한 원유 수요 유지”를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무역수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보다 9.2% 증가한 7039억 달러, 수입은 16.8% 증가한 7185억 달러, 무역수지는 147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은 사상 최초다. 하지만 수입도 가파르게 증가해, 상반기에 이미 11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33억 달러로 적자 폭이 줄지만, 연간 무역수지가 14년만에 적자 전환되는 것은 피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무역협회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올해 우리 수출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하반기 글로벌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올해 고원자재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출 제조기업들의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제고와 수입공급망 국산화를 위한 전략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자재·환율·금리 ‘3고’ 강타=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수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조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수출성장세의 힘으로 한국의 세계 수출 순위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분기 6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5위인 일본과의 격차도 역대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 원달러 환율 상승,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 유동성 악화 등 3고 현상이 수입 비용을 크게 증가시켜 수출 제조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1월부터 4월사이 원유 도입물량은 지난해보다 12.5% 늘었는데, 도입 단가는 58.0%로 급증했다. 또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10% 상승했다. 금리 역시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p의 큰 폭으로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고,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한국 역시 물가불안과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하반기 세계경제 성장세 정체=올해 세계경제는 러·우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 중국 봉쇄조치 및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3% 성장세에 머무를 전망이다. 실제로 IMF와 OECD는 러·우 전쟁 이후 세계경제 전망치를 당초보다 대폭 하향조정했다. 

보고서는 “산유국을 제외한 선진국 및 신흥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세 정체”를 겪을 것으로 봤다.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훼손,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국 부실 촉발 등 하방 리스크 확대로 글로벌 상품교역량 역시 3%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 수출의 13대 품목에 대해서는 하반기 전망이 엇갈렸다. 석유제품(24.5%)과 자동차 (18.7%)의 경우 하반기 중에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무선통신기기(5.8%)도 탄탄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섬유류(3.0%), 석유화학(2.5%), 반도체(1.8%), 자동차부품(1.1%), 디스플레이(0.9%), 일반기계(0.9%) 등이 있었다.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수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컴퓨터(-2.8%), 가전(-2.9%), 철강(-12.2%), 선박(-14.6%)의 전망이 어두웠다. 

보고서는 선박수출에 대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주가 급감하면서 올해 인도예정 물량이 크게 줄고, 특히 러시아로 수출 예정이었던 LNG·FSU(저장설비) 선박의 인도차질 가능성 등으로 수출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철강 역시 “하반기부터 단가가 일부 하향 조정되고 국내 수급도 여유롭지 못해 일부 수출물량이 내수로 전환되면서 하반기부터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