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 중소기업의 디지털 솔루션 활용도는 대기업은 물론 주요 경쟁국 중소기업과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이 여전히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에, 대기업의 디지털 전환과는 구분된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트라가 최근 발표한 ‘해외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추진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지연될 경우, 대-중소기업 간 경쟁력 차이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술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대기업의 디지털 전환과는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생산효율성·고객경험↑…해외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조직 운영 및 공정·물류 프로세스 개선 ▲해외 잠재 수요자 접촉 확대와 사업영역 확장 ▲고객과의 상호작용 강화 및 수요 기반 제품 생산 등을 도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 

이에따라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데, Dell社가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기업의 79%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을 가속했다고 답했다. 팬데믹이 심화된 2021년 이후에는 코로나19 확산(24%) 이외에도, 산업 및 소비자 선호의 변화(24%), 생산성 제고(21%), 기업혁신(17%), 기업이익증대(14%) 등을 디지털 추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해외 중소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주요 이유는 크게 ▲생산 효율성 향상 ▲고객 경험 제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 사례 등이다. 이외에도 ▲사이버 보안 강화 ▲재택·원격근무 확대 ▲새로운 방식의 데이터 활용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생산 효율성 향상의 사례를 보면,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IoT, AI, 데이터분석 로봇 등을 활용한 실시간 공장 모니터링을 도입해 이상징후를 파악하는 등 공정의 스마트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품질문제 해결시간이 50% 단축됐고 장비가동 중단이 34% 감소하는 등 성과를 냈다.

또 일본 시세이도는 고객의 피부진단 및 가상 메이크업 이력을 DB에 축적한 후 구매 데이터와 연계해 뷰티 카운슬링, 상품 제안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케팅 혁신을 이루고 있다. 독일의 티센크루프도 자사가 제조하는 엘리베이터에 MS Azure IoT센서와 시스템을 탑재, 엘리베이터 작동 상황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실시간으로 문제를 대처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이끌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주요국들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정책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미국은 민관협력으로 대중소기업 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추진하고 있으며, 홍콩은 중소기업의 과학기술 활용과 스마트 공장 도입을 독려한다. 스웨덴은 중소 제조기업의 기술 고도화 및 디지털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덴마크 정부는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및 디지털 솔루션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지원이 활발하다.

주요 경쟁국과 차이…디지털 전환 추동력부터 확보를

그러나 보고서는 우수한 디지털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우리 중소기업의 디지털 솔루션 활용도는 대기업은 물론 주요 경쟁국 중소기업과도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생산성본부가 8개 주요 산업군 중소·중견기업 16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42.7%가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조사기업 중 25.8%가 현재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52.9%는 추진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대부분 ‘시기를 정하지 못했거나’, ‘향후 3∼5년 내 추진’할 계획이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관련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자금부족, 전문인력 부족, 정보부족(추진가이드·기술이해도·성공사례 등)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우리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디지털 전환 과제를 적극 발굴하는 등 추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디지털 전환이 생산 효율성, 고객경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관점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해 정보를 확보해야 하고, 수집한 정보를 사내에 공유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완화하고 벤치마킹 가능한 사례를 파악해 자사 사업에 접목하는 것도 좋다고 제안했다.

또 주요국은 중소기업이 디지털 전환에 참고할 만한 정보를 담은 웹사이트를 구축했는데, 우리 정부도 이를 참고해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관련 정보창구를 일원화한 웹사이트를 개발해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도구·플랫폼 활용법 ▲관련 워크숍·정부 프로그램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 등을 총망라해 담아내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자금, 전문인력,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보고서는 디지털 도구·플랫폼 도입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자금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나 자동화 설비 등 디지털 기술을 사업에 접목한 사례가 다수 있다. 따라서 보조금 지원, 바우처 지급, 세제혜택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디지털 기술 도입에 대한 자금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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