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항공업 등을 대상으로 유급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을 연장하기로 했다. 마땅한 조치이나, 코로나 위기 종식까지 기한을 두지 말고 지속 지원할 필요성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앞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와중이라, 고용안전망 손질이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지난 22일 정부는 항공방역 규제 여파로 경영 및 고용회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항공여객운송업, 여행업 등 7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아직 주요국들이 방역과 비자규제 등을 이유로 운항을 제한하고 있고, 정상 가동을 위한 인력과 서비스 충원기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항공여객운송업, 여행업 등 특별고용지원 업종 사업장들은 기존 지원일수 180일에 90일을 추가해, 올해는 270일간 유급휴업·휴직 시 수당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종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가장 심하게 입은 데다, 아직까지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을 연장할 필요성은 거듭 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기한 만료를 코앞에 두고 관련업계가 지원의 연장을 요청하고 나서야 정부가 뒤늦게 이를 받아들이는 모습에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6월 들어 항공업계와 조종사노조를 비롯해 여러 관련 업계에서 일제히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정책의 유지 여부를 예상할 수 없어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작게는 연장 여부를 결정짓는 시기를 앞당겨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크게는 지원기간을 현재의 180일에서 보다 늘리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해고 대신 휴직·휴업을 선택했을 때 수당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그런데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한시적으로 수당 지원의 비율을 크게 늘린 바 있다. 반대로 말하면 기존의 수당 지원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 실효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다는 의미다. 기본 지원비율이 적정한지 따지고, 적당한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겠다.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제도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재 특히 심한 고용위기에 처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선정해 수당 지원비율을 높이거나 기간을 늘리는 등 추가지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 고용위기가 심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특별고용지원 업종을 선정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고용위기가 이미 가계를 엄습한 이후에는 휴업수당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민주노총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유지지원제도가 중소영세, 비정규직, 특수고용,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 무용지물이라는 것과 사업주의 선의에 기댄 제도적 한계 역시 드러났다”며,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의 기준과 이를 넘어선 보편적 지원의 확대 필요성, 지원기간과 수준의 한계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개선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용유지지원금 손질을 위해 귀기울여야 할 주장이다. 

코로나19 위기로 항공과 여행업 등이 아직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과 전쟁 등의 여파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기다. 이럴 때 고용안전망을 손질해두지 않으면 경기침체와 고용위기에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고통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19는 예상밖의 위기였지만, 지금의 경기침체 우려는 충분히 예상되는 바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피해는 국민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유념하고, 고용안전망 손질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