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사람과 사람’ 박현진 공인노무사

근로계약 갱신이후 을은 14개월 근무 후 퇴직했고, 퇴직시점에 학원 수강생은 29명이었다. 을이 퇴직하자, 갑은 급여 반환약정에 따라 을에게 350만원(14개월×25만)의 약정금 반환 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이 사건 갑과 을사이의 급여 반환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하고 있는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갑의 청구를 기각했다.(대구지법 2014.6.13. 선고 2013나17030 약정금)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체결 금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 체결을 금지하고 있다. 이 사건의 쟁점 중 하나는 갑과 을간의 약정이 근기법 제20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에 해당되는지 여부였다. 

학원 원장 ‘갑’과 학원 강사 ‘을’은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학원 수강생이 50명 미만일 때 퇴사하면, 을은 인상된 급여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갑에게 반환한다”고 약정했다. 하지만 법원은 갑과 을사이의 급여 반환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하고 있는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이어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갑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학원 전경,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법원은 “①이 사건 재계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가, 원고가 피고의 연봉을 인상하여 주고자 하는 의사에 기하여 체결하게 된 것인 점 ②이 사건 약정금은 재계약으로 인해 인상된 피고 급여의 50%(매월 25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는 내용인 점 ③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재계약을 체결할 당시 중등부 수강생의 인원은 29명이었고, 그 후로 약 14개월간 한번도 50명을 초과한 사실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약정은 피고가 중등부 인원 50명 미만에 퇴사시 원고의 손해에 대한 입증 없이도 그 손해배상금을 매월 25만원으로 미리 정해 둔 것”이라고 밝혀 이 사건 약정의 법적성격이 근기법 제20조가 금하고 있는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법원은 “중등부 인원 50명이라는 조건은 피고의 노력만으로 성취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등부 인원이 50명이 되지 않는 한 피고는 퇴직할 수 없는 결과가 되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목적에 반하는 약정이라 할 것”이라며 이 사건 약정의 효력 자체를 부정했다.

손해배상액 예정 계약, 근로자 의사에 반한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

근로기준법과 달리 민법 제398조는 사적자치에 의해 채무불이행에 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약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약금 약정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사실만 입증되면 손해배상 유무와는 관계없이 약정된 금액의 지급을 약정하는 것을 말하고, 손해배상의 예정이란 채무불이행의 경우에 배상해야 할 손해액을 실손해와 관계없이 미리 그 액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계약을 체결하는 목적은 채무불이행 대한 징벌적인 제재를 가함으로써 계약 이행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한편 손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의 정확한 입증과 손해액의 산정절차를 생략하고자 한 편의성에 따른 것이다.

대등한 사인간의 관계를 전제하는 민법과 달리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와 사용자간 불평등한 관계를 전제하기 때문에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 약정을 금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근로계약 체결 이후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근로자가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를 저질러 사용자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한 경우까지 근기법 제20조를 원용해, 그 책임의 면책을 주장할 수 있는가?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의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실제 손해를 입증함으로써 손해액의 배상청구는 가능하다 할 것이다.[노무법인 ‘사람과 사람’ 대표 공인노무사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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