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5% 인상 결정에 대한 노사 양측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가파른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5%를 올려도 실질임금이 삭감될 국면이라는 점도 문제고, 소상공인들의 지급 여력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 일단 최저임금이 오른만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인건비 지원 사업을 이어갈 필요성이 커 보인다. 현재 중단된 일자리안정자금 사업을 재개하고, 대상을 확대해 소상공인과 단시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지원해야겠다. 

앞서 민주노총은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5% 인상안에 대해 재심의를 요구하기로 하고 이의제기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물가폭등 상황에서 제시된 최저임금안은 물가인상율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실질임금 삭감에 준하며 2018년 개악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반영하면 저임금노동자의 임금수준은 더욱 열악해진다”며, 민주노총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윤석열 정부가 임금인상 억제를 요구하고 최저임금 심의가 있는 날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경총 회장단과 간담회를 통해 임금인상 억제를 주문하는 등 최저임금 심의에 정부추천의 공익위원들이 판단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 운영의 파행과 독립성을 훼손하고 최저임금법 취지와 목적에 어긋나는 졸속심의에 대해 최저임금위원장과 공익위원 간사는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소상공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 단체는 새벽 시간대에 가격을 올리는 야간할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6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은 “최저임금이 인상됐으니 저희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들다”며, “정부나 본사가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저희도 저희의 생존권을 위해서 이걸 주장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결정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정부는 한계기업으로 내몰릴 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한 선례가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지원을 이어간 이 사업은 현재 중단됐는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지원을 재개할 필요가 있겠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동안 일자리안정자금을 지원받은 사업장 중 5인 미만은 74.8%, 5~9인은 15.6%로 전체의 90.4%가 1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 지원됐다. 사업을 재개하더라도 소상공인이나 소기업에 대한 지원이라는 기존의 방향성은 이어가야겠다. 

일자리 안정을 위한 사업이란 점을 고려할 때, 한시적으로만 이어갈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을 다듬을 필요성도 엿보인다. 최저임금 인상분에 연동해 지원금을 책정한다거나, 업종과 일자리 유형에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가능하겠다. 이 경우 편의점 등 최저임금에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추가하면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일이다. 

다만, 소상공인 인건비 지원의 필요성을 좌고우면하며 제도 설계에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 경기침체 우려까지 제기되는 와중이니, 신속하게 사업을 재개하고 사각지대가 없도록 범위를 넓혀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이겠다. 

특히, 소상공인과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경기침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정부가 한시라도 빨리 대응에 나서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