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철도차량 입찰담합을 이유로 현대로템, 우진산전, 다원시스 등 3개사에 시명정령과 함께 과징금 564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현대로템이 약 323억원으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어서 우진산전(약 147억원)과 다원시스(약 94억원) 순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은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등 철도운영기관이 2013년 1월부터 2016년 11월 사이 발주한 6건의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결정했다. 서울 2호선, 김포도시철도, 부산 1호선 등의 철도차량 입찰에서 담합이 이뤄졌다. 

2019년에는 총 5건의 입찰에서 현대로템과 우진산전, 다원시스 등 3개사가 각사가 수주할 물량을 사전에 배분하기도 했다. 이 기간에는 서울 5·7호선, GTX 등의 철도차량 입찰이 있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2013년 발주된 김포도시철도 열차운행시스템 일괄 구매설치 입찰에서 우진산전과 경쟁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

현대로템의 부품협력사 성격이 강했던 우진산전 역시 경쟁이 아닌 합의를 통해 안정적으로 현대로템에 전장품 등을 공급하고자 하는 유인이 있었다. 

 

양사는 6건의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현대로템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우진산전은 응찰하지 않거나 들러리로 참여하며, 그 대가로 입찰 사업 관련 일부 하도급을 받기로 3차례에 걸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후 철도차량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철도차량 제작 능력이 향상된 다원시스를 포함해 국내 철도차량 제작사 3사 모두의 담합이 2019년부터 시작됐다. 

공정위는 “특히, 현대로템은 합의과정에서 스스로를 ‘맏형’으로 칭하는 등 강한 중재 의지를 보였고, 현대로템의 주도 하에 관계가 악화된 우진산전과 다원시스를 포함한 3개사 간 합의가 성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입찰담합과 물량배분담합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일회 거래량과 거래 금액의 규모가 크고, 국가기간산업과 연계되어 경제적 파급력이 큰 교통 산업 내의 경쟁제한 행위를 시정”했다며, “특히 제2 공동행위의 경우 국내 철도차량 제작시장의 사업자 전부의 합의로써 입찰의 경쟁성이 제한된 바, 이번 조치를 통해 국민의 핵심 교통수단인 철도차량 제작시장에서의 경쟁 질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