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소상공인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텅 빈 가게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의 마음은 타들어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영환경을 바꿔 나가기도 했다. 로봇이 튀기는 치킨, 키오스크를 통한 무인주문, 서빙로봇 등 첨단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가 하면, 배달앱을 통한 배달서비스 매출을 확대하려는 노력도 이어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5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3.6%는 코로나19 이후 경영개선 필요성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면 중심 사업을 운영하는 숙박·음식점업(81.3%), 도·소매업(80.8%), 제조업(78.9%) 등이 경영개선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경영환경 변화 요인으로 금리·물가 그리고 디지털기술이라는 응답이 많았고,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제품·서비스 트렌드라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다. 

미처 준비할 시간도 없이 세상은 변했고, 변화된 경영환경에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깊이 파고들었던 것이다.

이러한 소상공인에게 플랫폼 이용은 가장 빠르고 편리하게 디지털 전환을 실행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였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0곳 중 7곳은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10곳 중 6곳은 온라인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경영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소상공인 성장이 곧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진다. 갈등관계가 아닌 지속가능한 공생관계를 위해 참여자 모두 고민해야 한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러나 중개수수료 부담과 불공정한 거래관행은 플랫폼 진입 장벽이 된다. 배달앱 이용자의 71.3%는 플랫폼 중개수수료가 부담된다고 했다. 또한 플랫폼 사용 중 부당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53.4%를 차지한다.

요식업, 부동산, 패션, 인테리어, 도소매, 식자재 등 소상공인이 영업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플랫폼은 소상공인의 영업방식이 디지털로 전환되는데 유용하고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하지만 비용과 편익이라는 두 지점 사이에서 소상공인은 플랫폼 진입을 고민한다. 또한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영업이 어려워지는 플랫폼 노예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소상공인과 플랫폼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제이지만, 플랫폼 사업자 당사자들도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대규모 투자 유치로 덩치를 키워온 플랫폼들이 적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답은 소상공인 성장이 곧 플랫폼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갈등관계가 아닌 지속가능한 공생관계를 위해 플랫폼 참여자인 소상공인이 납득할 수 있는 수수료 체계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수수료 결정과 거래구조 구축 과정에서 소비자와 소상공인의 참여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협동조합 모델의 소상공인 자체 플랫폼 개발이 논의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플랫폼 횡포에 맞서고자 협동조합으로 만든 배달서비스 플랫폼 굿딜리버리 협동조합이라는 곳도 운영되고 있다. 여러 지자체에서 이미 공공플랫폼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독과점과 불공정에 맞서는 다양한 대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시장이 건강하지 못하다는 얘기다. 공정하지 못한 혁신에는 소비자도 등을 돌린다. 플랫폼 기업들의 고민이 더 커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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