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국토면적 11.8%인 수도권에 우리국민 절반이 넘게(50.4%) 산다. 심각한 지역불균형으로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89개가 인구 소멸지역으로 지정됐다.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발전을 위해 동네에서 창조적인 인재가 일하고 살며 즐길 수 있는 ‘직(職)·주(住)·락(樂)센터’를 조성하고 활성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모종린 연세대학교 교수는 산업연구원이 지난 14일 개최한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발전의 전략과 과제’ 세미나에서 ‘소지역 활성화를 통한 지역 자생력 강화전략’이라는 발제를 통해, “지역문제의 본질은 문화와 정책의 미스매치에 있다”고 진단하고 이같이 제안했다. 우리나라는 탈산업사회에 여전히 산업사회 정책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제는 물질적 자본이 아니라 개인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지역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동네를 직(職)·주(住)·락(樂)센터로=우리나라의 지역간 균형발전 불평등은 수도권·비수도권의 격차가 주요 요인이다. 현재 우리라나는 인구의 50.4%, GRDP(지역내총샌산)의 52.6%, 취업자 수 50.5%, 100대 기업 본사의 86.2%, 지역구 국회의원 47.8%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1차 노동시장 진입을 위해 지방의 청년 등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향성이 강화되며 지역쇠퇴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1, 2차 노동시장 간 자유로운 이동을 촉진하고, 대·중소기업간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추진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모 교수는 문화창조경제 시대의 지역발전 모델로 창조 커뮤니티를 제안했다. 동네를 창조적인 인재가 일하고 살며 즐길 수 있는 직(職)·주(住)·락(樂)센터로 만드는 것이 기본과제라고 했다.

생활권 기반 창조 커뮤니티는 지역혁신생태계, 스타트업 커뮤니티, 문화지구, 로컬 브랜드 상권, 예술인 마을, 마을공동체 등이 해당된다. 상권 중심의 매력적인 정주여건으로 이 안에서 일자리도 확보해야 한다.

직주락 센터는 세계적인 트렌드다. 한 공간 혹은 한 도시에 직주락을 구성하는 것, 이것은 15분 도시 건설이라고도 일컬어진다.

서울에서도 직주락 센터 중심으로 상권이 재편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트렌드의 중심은 강남에서 강북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남 3구에 집중돼 있던 상권은 마용성이라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로 옮겨갔다.

◇골목상권이 도시산업생태계로 확장=모 교수는 특히 소상공인의 골목상권을 강조했다. 골목상권이 들어서면 동네가 브랜드가 되고, 동네가 브랜드가 되면 창조인재와 창조산업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골목상권에서 도시산업생태계로 자리잡은 대표적인 지역은 홍대지역이다. 1990대 라이브클럽, 인디뮤직, 피카소 거리 등으로 청년들의 사랑을 받은 홍대거리는 2000년 초반 과도기를 거쳐 2010년 이후 마포구 전체에 리테일산업, 문화산업, 창업기반이 들어서며 상권을 활성화해 도시산업 생태계를 이뤘다.

전라남도 전주시 또한 도시재생을 통해 도시산업생태계를 이룬 사례다.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시작된 도시재생은 도심활성화정책이 적극적으로 진행되며, 전통문화지구와 영화의거리지구로 확장해 전주시 전체로 확대됐다. 역사·문화관련 다양한 유·무형 자원이 집중 분포된 지역적 특성을 활용해 민간단체, 포럼, 협의체 등 자발적 시민모임이 집결되고, 전주시 자체적으로 쇠퇴지구의 거점시설 정비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뤄진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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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교수는 상권 중심의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것을 로컬 브랜드 상권이라고 정의했다. 로컬 브랜드 상권은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연결자, 로컬 소비자 등으로 구성되며 주거, 창업훈련공간, 창업공간, 장사하기 좋은 거리, 15분 도시 등의 공간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커뮤니티 거점 공간, 창업지원, 투자지원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지방대학이 로컬 브랜드 이끌어간다=지역이 혁신성장 기반의 신산업을 육성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지방대학이 인력양성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모 교수는 로컬 브랜드를 이끌어갈 장인대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장인대학은 특화산업 생활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창업자 발굴과 지원을 위한 창업스쿨 운영,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및 공간 제공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자체가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상권 기반 로컬 브랜드화, 지역연관산업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하며, 지역대학은 지역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창조할 수 있는 인재양성과 창업 교육을 담당한다. 또, 정부는 지역 주체 중심의 투·융자, 민관협력형 상권투자, 로컬브랜드의 산업화 등을 지원함으로써 상권 중심의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다고 모 교수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의 로컬크리에이터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모 교수는 크리에이터 생태계는 지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다채롭고 풍부한 문화로 채워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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