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숙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장은 “국내에서 실패에 대한 사회적 용인이 부족하다”며, “재도전 기업인을 위해 업무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유희숙 (사)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장은 국내에서 실패에 대한 사회적 용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사업에 한번 실패한 사람은 ‘낙오자’의 낙인이 찍혀 버리고, 그가 가진 소중한 경험도 함께 사라진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재도전 기업인을 위해 전 부처에 걸쳐있는 재도전 관련 업무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꼭 필요하다”며, “중소벤처비서관, 자영업비서관처럼 재도전비서관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의 ‘재창업 생태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나라에서 사업에 한번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기가 정말 어려운 상황입니다. 재도전 프로세스는 연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사업 실패 시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창업단계에서부터 알리고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에 실패하면 주변에 평생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되는데, ‘성실한 실패자’가 이 땅에서 다시 기회를 얻는 건 참 어려운 일이죠. 신용이 문제가 된 사람들의 신용기록은 끝까지 발목을 잡고, 빚을 갚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설계돼 있지 않습니다. 실패한 사람들이 겪는 불공정과 불평등을 다룬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의 콘텐츠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생성되는 소재라는 걸 마냥 손뼉칠 일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재도전 기업들을 위해 정부에 제언할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재창업자금 융자 지원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운용하고 있는 재창업자금은 3년 거치 5년 상환입니다. 창업 3년 차부터는 데스밸리 구간인데, 원금상환을 유예하지 못하고 무조건 3년 차부터 상환해야하므로 재창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보증기관에 한번 부정적인 전력이 남은 재창업 기업은 다시 보증받기도 어렵습니다. 은행 등 민간 금융기관은 몇 십 년이 지나도 한 번의 부정적 이력(블랙리스트)으로 인해 그 은행을 다시 이용할 수 없고, 등급 자체가 산정되지 않아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성실경영평가를 시행하고 있는데, ‘성실 실패자 구제법’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EU나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중소기업기본법 어디에도 재기 기업, 성실한 파산자, 재기 지원에 관한 규정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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