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자동차의 국산화율과 기술수준이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술력을 보완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친환경자동차 인프라 확대 등을 위한 정책지원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친환경자동차로의 수송 패러다임 전환을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EU·일본·중국 등 주요국이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은 휘발유·경유 등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로 재편되는 추세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표한 ‘친환경자동차 지원 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친환경자동차 보급 활성화 정책에 따라 2020년 세계적으로 300만대의 친환경자동차가 신규로 보급됐다. 누적으로 보면 1000만대의 친환경차가 보급됐다. 블룸버그의 ‘2021년 전기차 전망보고서’는 2030년 친환경자동차 판매량이 4000만대를 넘어서고, 친환경자동차 판매비중은 2020년 4%에서 2040년 70%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우리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글로벌 친환경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대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에서는 전기차·수소차 획기적 보급 확대를 천명했고, 2020년 7월 발표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도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를 10대 과제의 하나로 포함했다. 또, 지난해 2월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 수소차 85만대, 하이브리드차 400만대 등의 보급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한 친환경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116만대로 전체 자동차 등록대 수 2491만대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1.5%에 비하면 약 3배 가량 비중이 늘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친환경자동차의 세계시장 선도를 위해 기술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배터리의 경우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친환경자동차는 미국·유럽 대비 기술력, 중국 대비 가격경쟁력 관점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보급 측면에서도 유럽, 중국 등 대비 낮은 보급실적은 해결해야 할 난제다.

◇해외 각국, 상황에 맞게 친환경차 보조금 조정 추세=보고서가 해외 각국의 지원 정책을 조사한 결과 독일, 중국, 영국 등 일부 국가는 보조금 중단 시점을 설정하거나 또는 단계적 축소 방향을 정하고 있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으로 경기 침체 회복을 위해 보조금을 인상하거나 연장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추세다.

또, 판매가격이 일정 기준 이하인 차량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고, 저가형 차량에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도 유사하게 운영 중인 정책이다.

친환경자동차의 보급 확대와 함께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을 선언해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보고서는 친환경자동차 관련 정책이 각국의 실정에 맞게 운영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정책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산화율·기술수준 미흡=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친환경자동차 관련 국산화율 및 기술 수준이 미흡하고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의존도도 높은 수준이므로, 기술수준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공급망 관리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를 위해 특히 기술개발 예산 규모 확대를 통해 차세대 기술개발과 원활한 상용화로의 확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 차량용 반도체의 첨단화·통합화, 친환경자동차·반도체 업계 니즈 맞춤형 설비투자, 수입선 다변화 등에 대한 복합적인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국제 환경규제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과정평가(LCA)도입을 검토하는 등 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국내 친환경자동차 보급 확산을 넘어 에너지믹스에 대한 고민과, 환경성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자료 마련 등 국제 환경규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예산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용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 지원과 충전소 부족 등 제반여건이 약한 수소차에 대한 지원 강화 등 구매보조금 예산을 정비하는 것도 요구된다.

친환경자동차 충전시설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의 확충과 개선 수요가 높은 상황임을 감안해 인프라 보급목표, 친환경자동차 보급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프라 신규 구축과 기존 인프라의 운영·안전 관리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친환경자동차 보급이 확산될수록 보조금 위주의 정책에서 비재정적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저공해자동차 보급목표제, 친환경자동차 구매목표제 등 비재정적 제도는 제도설계 상의 미흡한 측면이 있으므로 이를 보완해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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