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13일 역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덩달아 예금 금리도 함께 뛰면서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27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자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 소비자들이 예‧적금으로 돈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의 고객 유치 경쟁도 뜨겁다. 단순히 금리 혜택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고객 경험’과 ‘건강한 가치관’을 접목한 예‧적금 상품을 통해 시선을 끌고 있다. 

◇기분따라 저금하고 게임까지=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상품이다. 일반 상품과 기분 통장 상품으로 나뉘는데, 기분에 따라 저금하는 ‘기분통장’은 매일 느끼는 감정에 따라 이모지를 선택하고 일기처럼 메시지를 적은 후, 자신이 원하는 금액으로 저금할 수 있다. 

행복한 날에는 웃는 이모지와 함께 7777원을 저금하거나 화난 날에는 성난 이모지와 함께 4444원을 저금하는 등 기분에 따라 재미있는 방식으로 저축한다.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소비로 푸는 일명 ‘멍청 소비’를 방지하고, 생산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본다는 콘셉트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은 앱에서 동물을 키우며 저축하는 상품이다. 상품을 처음 가입했을 때 동물의 알이 지급되는데, 다음날 알이 부화 되면서 거북이, 문어, 망아지 등 다양한 동물 중 하나로 변한다. 

동물은 6개월 동안 매주 자동이체 시 10단계에 거쳐 자라며, 최종 만기 시 전설의 동물로 진화한다. 1990년대 유행했던 게임 다마고치와 비슷한 콘셉트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마음 맞은 사람과 함께 하거나 ESG 실천하면 우대=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적금도 있다. IBK기업은행의 ‘IBK썸통장’은 금융거래가 많지 않은 10대와 20대 고객을 위한 적금 상품이다. 

사용자가 처음 해당 적금 상품에 가입하면 썸ID가 생성되고, 상대방과 ID를 공유해 썸친구를 맺으면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두 가입자 각자의 거래실적이 합산돼 2인 모두에게 우대혜택이 주어진다는 장점이다. 누군가와 함께 돈을 모은다는 목적의식을 부여한다는 점을 근거로, 혼자서 저축하기 어려워하는 젊은 고객들의 가입을 어필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ESG와 연관한 적금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의 ‘아름다운 용기 적금’은 생활 속에서 ESG를 실천하였을 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우대요건은 1회용 컵 보증금 제도 알고 실천하기를 서약하거나, 신한 쏠 어플리케이션에 다회용기 사용 실천 사진 업로드 및 공유하기를 했을 때 부여된다. 또한 비대면 또는 디지털 창구 신규 고객에게도 부여되며, 65세 이상 고객인 경우에도 우대요건을 충족한다. 환경을 생각하며 고령자를 우대한다는 점을 근거로 시의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강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