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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으로 충만해지는’ 동양사상, 예술로 담다

해외 순회 전시회 중국 상하이展 ‘텅 빈 충만’ 27일 개막

기사입력2014-06-27 11:14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평作 ‘달 항아리’ 2014<사진 제공=문체부>
한국 현대미술의 정신적인 가치를 담은 미술전 ‘텅 빈 충만’전이 27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중국 상하이의 상해유화조각미술관과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다. 해외문화원 권역별 순회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주상하이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행사다.

올해 권역별 순회사업은 중국, 인도네시아 등, 동아시아 권역과 독일,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권역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동남아는 대중문화 중심의 한류가 크게 확산되어 있는 지역으로, 순수예술·전통문화·생활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교류 필요성이 요청되는 상황이다.

이번 ‘텅 빈 충만: 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은 달 항아리의 예술적 특질에 조명이 맞춰진다. 서양 미술의 주요한 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최소주의(미니멀리즘)와 한국 현대미술의 환원주의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공유와 차별화 포인트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유사성과 달리 ‘비우면 작아지고, 작아지면 덜 채우고, 덜 채우기에 가벼워지고, 가벼워지면 충만해진다’는 동양적인 생각을 담은 내용에서 차이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 권영우, 고 윤형근, 고 정창섭과 김택상, 문범, 민병헌, 박기원, 장승택, 정상화, 최명영, 하종현 등 11인의 회화 작품과 권대섭, 김익영, 문평, 이강효, 이기조 5인의 달 항아리 작품이 선을 보인다. ‘외적 형식’이 아닌 ‘내적 형식’, 그리고 ‘형식 저 편의 너머의 형식’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기획이 될 것이라고 주최 측은 전한다.

한편 상해유화조각미술관은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건축가 왕안(Wang Yan)이 설계해 개관한 미술관으로, 건축 전문잡지 아치데일리(ArchDaily)에서 상하이 주요 건물 12곳 중 하나로 선정한 건축물이다. 주최 측은 부지의 단점을 장점으로 살려낸 이 미술관의 건축적 특성이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 경향인 단색회화의 환원주의적 성격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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