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동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사고로 서울시의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에게 강도 높은 행정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실련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23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유족들과 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가장 강력한 행정처분을 부과해야 한다”고 서울시에 촉구했다. 

앞서 올해 1월 시공중이던 아파트 15개층 가량이 무너져 내린 사고로 건설노동자 6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

기자회견 참가단체들은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올해 3월경 사고원인을 시공 방법 임의 변경, 가설 지지대 동바리 조기 철거, 콘크리트 품질 불량(설계기준강도의 85% 수준) 등이라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의 죽음을 불러일으킨 이 사고는 건설사의 불법과 부당한 이익 추구가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대형 인명사고를 내고도 2021년 사내 비정규직 비중이 45.6%로 전년 대비 6.7%가 증가”했다며, “인건비와 관리비를 절감하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채워진 현장이 잘 관리 되었을 리 만무하다”고 꼬집었다. 

화정동 사고에 앞서 지난해 6월 발생한 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붕괴사고 역시 거론했다. 특히, 당시 서울시의 행정처분은 “실효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붕괴사고에 대한 행정처분 영업정지 8개월은 가처분 신청으로 무력화됐고, 불법하도급 관련 행정처분은 과징금 4억원만 납부하면 됐다”며,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지금까지 현대산업개발이 받은 제재는 고작 과징금 4억원”이라고 했다. 

화정동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가 등록말소 처분을 강하게 예고한 점, 법제처 역시 법령해석 요청을 받고 시·도지사가 건설사에 등록말소처분을 할 수 있다고 회신한 점 역시 강한 행정처분의 근거로 들었다. 

이들은 “돈벌이만을 위해 노동자와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라는 사회적 의무를 해태하고, 불법·부당한 이익을 추구한 현대산업개발에 대해서는 등록말소처분 등의 강력한 행정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며, “또다시 등록말소가 아닌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진다면, 그 어떤 기업이 대형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등록말소 처분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기업들이,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현장과 현대산업개발의 직원들을 인수하게 하여, 현대산업개발의 직원들이 살인기업의 살인 동조자라는 오명을 벗고 건설산업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설산업과 국가 발전을 위해 득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서울시에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