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대우조선해양 대응 TF는 1일 ‘조선업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연속토론회 중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구조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이라는 주제의 세번째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이동주 의원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대우조선해양 대응 TF가 1일 개최한 ‘조선업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연속토론회 중 ‘대우조선해양 원하청 구조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이라는 주제의 세번째 토론회에서 이를 제안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이날 ‘조선업의 원하청 구조의 문제점’이라는 발제를 통해, “많은 기업이 인건비 절감, 위험 외주화 및 노동법상 책임 회피의 수단으로 하도급 계약을 악용하고 있다”며, “특히 조선업의 경우 용접·도장·비계 등 배를 만드는 작업 대부분이 하청 노동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하청이 2차, 3차에 이르는 등 다층적 하도급이 만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도 100여 개에 달하는 하청이 존재하고, 이들 하청은 대우조선해양 선박 공정 업무의 70~80%를 담당한다. 하청 노동자는 대우조선해양의 필수인력으로서 대우조선해양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노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계약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낮은 임금과 불리한 처우를 감내하고 있다. 조선업 위기 때는 고용을 보장받지 못하고 수많은 하청노동자들이 해고됐으며, 해고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임금과 상여금이 큰 폭으로 깎였다. 그리고 그 임금이 아직도 회복되지 못해 11년차 숙련노동자의 임금이 최저임금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외주가공비 비율 매출액 대비 18%=한국 조선산업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조선산업을 주도하면서 고도 성장했다. 조선업 매출은 2011년 77조3000억원으로 생산이 정점이었으며, 한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6.6%로 최고치였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매출이 급감하면서, 2018년에는 매출이 34조900억원으로 전성기 대비 40%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조선업의 외주가공비 지출 및 매출액 대비 비율을 살펴보면, 2000년 1조원 수준에서 2007년 이후 급증했다. 2011~2012년에는 조선업체들의 외주가공비가 12조원에 육박했다. 매출액 대비 외주가공비 비율은 2000년 6.5%에서 2012년 18.3%로 증가했으며, 이후 외주가공비 비율은 17~18%대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박 부연구위원은 조선업에서 원재료비 비율이 높은 산업특성까지 고려하면 18%대의 외주가공비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저임금, 고강도 노동, 중대재해 발생률=조선업의 총 고용은 2005년 10만4000명, 2015년 20만3000명으로 증가하다, 2018년 10만2000명, 2021년 9만2000명으로 줄었다.

직영고용은 1990년대 말 이후 2010년 초까지 6만명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2016년 이후 직영고용도 감소해 2021년 4만5000명 수준이다. 하청고용은 조선산업 성장과 함께 급증하다, 2016년 이후 급감해 2021년에는 4만7000명이었다.

박 부연구위원은 현재 타산업에 비해 중대재해 발생률이 높고, 노동강도 역시 높은데 이에 대해 보상 등이 충분하지 않아 조선산업 근무를 기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향후 업황 개선에 대한 고용대책, 중장기적으로는 숙련 역량 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업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은 2000년대 초반 제조업 평균임금 대비 1.5배까지 높았지만, 2020년에는 제조업 평균과 차이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 조선산업은 건설업과 함께 중대재해(사망사고) 발생위험이 높은 산업이기도 하다.

◇동반성장·상생 통한 생산성 향상 노력을=한국 조선업은 더 이상 저가 벌크선을 만들어 팔 수 없고,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 차원에서 근무환경 개선을 통해 우수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위기극복 과정에서 원청보다 사내외 협력사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돼 왔다. 생산과정에서 사내협력사들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동반성장, 상생협력을 통한 한국 조선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 됐다.

무엇보다 젊은 노동자들을 조선소로 유인하기 위한 이미지 개선이 필수적이다. 임금수준의 향상뿐만 아니라 욕설이 난무하는 업무환경, 열악한 근무조건의 개선이 시급하다. 협력사 장기근속을 위한 성과급 차등, 학자금 지원 등의 복지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원하청 노사관계의 재정립도 필요하다. 사내외 협력사들의 노사관계는 조선업 원청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개별 조선업체 노사를 넘어 업종 전체를 아우르는 고민과 전략이 요구된다.

박 부연구위원은 산업과 고용 관점에서 노사를 아우르는 지역·업종 차원의 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국내 조선업 밀집지역 지자체와 조선산업 노사를 포함한 업종 차원의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업종 내 원하청 불공정 문제, 경기변동 대응 방안, 조선업의 기능등급별 임금체계, 중대재해 감소방안 등을 협의체에서 논의할 수 있다.

조선업은 2023년 이후 생산과 고용 증가를 앞두고 있으며 올해는 그 전환기를 맞고 있다. 박 부연구위원은 정부 차원에서 산업, 금융, 고용 정책 차원으로 해결할 과제들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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