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여름 거제도에서 휴가를 보내는 중 해변가에 떠밀려온 안경 케이스, 고추장통 따위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보며 충격을 받은 후 올해 추석선물은 꼭 친환경 제품을 사기로 마음 먹었다. 이러한 ‘제로웨이스트’는 미닝아웃(소신 소비)의 일종으로 일상에서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사용이 가능한 텀블러, 대나무 빨대 등의 제품을 사는 등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활동이다.

가치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MZ세대의 활동이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미닝아웃 제품 판매에서 MZ세대 구매 비중이 21%로, X세대(19%), 베이비붐세대(16%) 등 다른 세대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신의 가치소비 활동이나 의견을 표출하는 데는 MZ세대가 가장 적극적인 것이다. SNS에 ‘개인적인 취향(64.7%)’, ‘좋아하는 브랜드(56.4%)’, ‘보이콧·바이콧 의견(50.4%)’과 같이 자신의 소비활동 관련 내용을 올린다는 응답률이 다른 세대보다 두드러지게 높았다.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유통업계에서도 추석을 맞아 ‘가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 합병 이후 맞는 첫 명절에 다양한 캔햄과 스낵으로 구성한 에코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지난해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전면 없앤 롯데제과(당시 롯데푸드)는 올 추석에는 이를 더욱 확대했다. 전체 30여종에 이르는 ‘에코 선물세트’는 플라스틱 트레이와 캔햄의 플라스틱 캡을 제거했다. 친환경 콩기름 잉크로 특수 트레이 및 케이스를 제작했다는 점도 돋보인다. 이를 통해 롯데제과는 올해 100여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100% 종이 패키지로 만든 ‘세이브 얼쓰 초이스(Save Earth Choice)’ 선물세트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제품군을 다양화한 게 특징이다. 캔 겉면 비닐 라벨을 없앤 스팸 라벨프리(Label Free) 선물세트, 플라스틱 트레이를 사용하지 않은 CJ 명가김 선물세트도 나왔다.

갤러리아백화점 친환경 페이퍼 패키지(Paper Package).

갤러리아백화점도 플라스틱 포장부자재를 사용하는 대신 종이로 대체한 ‘페이퍼 패키지(Paper Package)’ 가치소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해당 세트는 플라스틱 포장부자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 대체한 환경친화적 포장 세트로, 분리배출 편의성과 자원 재활용률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머스크메론 세트 ▲국산망고 세트 ▲유기농 양곡세트 ▲유기농 와인세트 등이다. 그 외에도 ▲동물복지 돈육세트 ▲탄소 중립 인증 와인세트 ▲프랑스 ‘이브 비건’ 인증 화장품 세트 등 다채로운 가치소비 선물세트를 만나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이번 추석에 지속가능한 양식어업을 의미하는 ‘ASC(Aquaculture Stewardship Council)’ 국제인증을 획득한 ASC 활전복 GIFT와 스마트 양식장에서 항생제 없이 안전하게 키운 무항생제 생물 새우 GIFT, 장수천 무항생제 장어 GIFT 등 수산물 선물세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ASC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네덜란드의 지속가능무역이니셔티브(IDH)가 2010년 설립한 비영리국제기구로, 수산자원의 남획과 과밀 양식으로 인한 바다 오염을 막기 위해 친환경 인증을 부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친환경 요소를 강화해 코팅하지 않은 재생 용지에 콩기름 인쇄로 만든 종이 상자를 과일 선물세트에 적용했다. 소비자들은 가치소비 트렌드가 추석 선물에 반영되며, 예년과 달라진 ‘친환경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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