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들어 외식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상승했다. 이는 거의 30년 전인 1992년 10월(8.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 8.0%를 기록한 외식물가 상승률은 이후 7월(8.4%)에 이어 8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8%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재부와 통계청이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의 비교에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1월(3.6%) 이후 7월(6.3%)까지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매달 늘어만 갔다. 

7월과의 월간물가를 비교해봐도, 8월 들어 -0.1%로 하락 전환했다. 이전달과의 월간 비교는 2020년 11월(-0.1%) 이후 21개월만에 하락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재부는 이에 대해 “석유류 등 공업제품의 상승폭이 큰 폭 둔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식물가가 세 달 연속 8%대의 급등세를 이어가는 등 밥상물가 비상은 계속되고 있다. 지출 목적별로 나눌 경우,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지수는 8.0%로 7월(8.0%)에 이어 연거푸 8%대를 기록했다. 5월(6.0%)과 6월(6.5%) 이후 상승폭이 더 커졌다. 

8월 신선식품지수는 14.9% 상승해 7월(13.0%)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신선 해산물과 채소, 과일 등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되는데, 집중호우 등에 따른 작황부진으로 신선채소·과실 가격이 상승한 결과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비축물량 방출, 할당관세 도입 등으로 전방위적인 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8월(7.0%)에도 7월(7.1%)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7%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4%대의 상승률을 보였던 5~6월과도 차이가 컸다. 

외식물가를 비롯해 밥상머리 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재부는 “상반기 중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밥상물가 오름세를 견인했던 축산물”의 경우 “6~7월 할당관세 적용 이후 다소 안정화”됐다고 강조했다. 축산물 물가는 5월(12.1%)과 6월(10.3%) 들어 두자릿수 상승을 했으나, 7월(6.5%)에 이어 8월(3.7%)에도 상승률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석유류 둔화, 서비스 등은 상승세 지속=석유류의 경우 8월 들어 19.7%로 7월(35.1%)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이 석유류 가격에 본격 반영된 결과다. 이 밖에 공업제품은 7.0%로 상승세가 주춤했고, 전기·가스·수도는 15.7% 상승으로 두달 연속 두자릿수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6.1%로 7월(6.0%)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6%대 상승률을 보였다. 여름 성수기 수요 증가 등으로 외식물가 오름세가 소폭 확대됐고, 외식이외지수도 대면업종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개인과 공공, 집세를 모두 포함한 서비스물가는 4.1%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4.4%로 7월(4.5%)보다 오름세가 소폭 둔화됐다. 근원물가는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생활물가지수는 6.8%로 7월(7.9%)보다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휘발유·경유 등 식품이외 가격 오름세의 둔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58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다. 

 

기재부는 “8월 소비자물가 하락은 연중 물가상승을 견인해온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데 주로 기인”한다며, “이는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유류세 인하 등의 노력이 결부된 결과”라고 했다. 또, “앞으로도 명절 성수기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확대 등 물가 불안요인이 지속 잠재되어 있는 만큼, 정부는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계속해서 모든 정책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