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접고 구부리거나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 접거나 구부려도 동일한 화질을 구현하는 ‘종이 같은’ 디스플레이가 미디어 환경을 통째로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특허출원도 급증세를 타고 있다.

29일 특허청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기판 소재 관련 특허출원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25건에 불과했으나,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62건으로 약 2.5배 급증했다.

플라스틱 기판 제조와 관련해서는 먼저 플라스틱 중합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특허출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플라스틱은 단위체(monomer)가 반복연결된 고분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단위체를 화학적으로 결합해 고분자를 만드는 것을 중합이라고 한다.

이는 유리와 같은 투명성과 내열성을 갖도록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으로, 구슬을 연결한 사슬과 같은 분자들로 이루어지는 플라스틱에서, 구슬의 종류와 연결 순서, 구조 등을 바꾸어 주는 것이다. 아폴로 우주선에 사용된 이미드계 플라스틱이 주로 사용된다. 전자제품, 항공기, 우주선 등에 사용되는 고가의 수지다. 이러한 중합기술 관련 출원은 161건(43%)으로 특허발명을 이끌고 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되는 적층기술도 있다.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는 층들을 쌓아 올려 입체적인 3차원 구조를 가지는 복합체를 제조하는 기술을 말한다. 투명한 플라스틱 필름 위에 기체 차단성, 내마모성 등을 갖는 코팅막을 형성해 여러 가지 기능을 개선시킨 것이다. 관련 출원은 103건으로 28% 차지한다.

플라스틱에 다른 물질을 배합해 더 유용한 재료를 만드는 컴파운딩에도 첨단 기술이 녹아 있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의 형태로 서로 연결된 벌집 모양의 2차원 평면 구조를 이루는 ‘꿈의 나노 물질’로 불린다. 그래핀 소재의 나노 입자들을 플라스틱에 넣어줌으로써 나노 복합체를 제조하는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은 전기회로에서 발생하는 열에 예민하다. 그런데 함침기술이 플라스틱 내에 유리섬유를 삽입해 내열성을 향상시킨다.

기체 차단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는 표면개질기술도 있다. 이는 플라스틱 표면에 플라즈마를 접촉시켜 화학적 변화가 생기게 하는 기술이다.

한편 관련 특허출원인 중에서 내국인이 70%를 차지하고 있고 대기업 175건(67%)과 대학 36건(14%), 연구소 27건(10%), 중소기업 18건(7%) 순으로 출원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관련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IHS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내년에 구체화되면서 2019년에 1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 2022년에 5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일호 특허청 고분자섬유심사과장은 “스마트 기기의 차별화가 한계에 다다르면서 그 유일한 대안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떠오르고 있어 이와 관련된 플라스틱 기판의 특허출원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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