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손익분기의 한계선은 기준금리 2.91%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재 기준금리(2.50%)가 이미 한계라는 답변도 많았다.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조기업 307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현재 벌어들이는 영업이익과 지출되는 생산·운영비용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은 평균 2.91%로 집계됐다. 

3.00%를 꼽은 기업이 41.7%로 가장 많았고, 현재 금리수준인 2.50%를 꼽은 기업도 23.1%에 달했다. 이어서 2.75%(18.2%), 3.50%(9.8%), 3.25%(7.2%)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이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아 있다. 한은은 올해 중 한번에 0.25%p씩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방향을 밝힌 바 있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00%까지 인상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대한상의는 감내할 수 있는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에 대해 “최근 급등한 원자재가격, 환율 등에 따른 고비용 경제구조 속에서 이자비용 부담까지 떠안은 기업들의 위기감이 높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현재 기준금리(2.50%) 수준에서도 시중 대출금리가 5∼6%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3.00%를 넘어서면 시중금리는 7∼8%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현실화된 금리 부담도 문제이지만, 향후 부담이 더 커질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규모 작을수록 속수무책=고금리 부담에 기업들은 비용절감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고정금리로의 전환, 대출금 상환유예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기업이 79.8%에 달했다.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응답은 20.2%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41.5%가 대응책을 마련한 반면, 중견기업은 32.1% 수준에 그쳤다. 67.9%의 중견기업이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더 격차가 컸다.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응답은 10.3%에 그쳤다. 89.7%가 기준금리 인상에 속수무책이란 의미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응답기업의 61.2%가 “고금리로 실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어려움이 매우 많다고 답한 기업도 26.7%였으며, 어려움 없다고 답한 기업은 12.7%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자부담에 따른 자금사정 악화(67.6%)가 가장 많았고,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3%), 소비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20.7%) 등이 뒤를 이었다.

◇기준금리 인상속도 빨라=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은 지난 1년여 간 2.0%p 오른 기준금리의 인상 속도가 빠르다고 체감했다. 다소 빠르다(38.4%)와 매우 빠르다(19.2%)를 선택한 기업이 57.6%에 달한 반면, 다소 느리다(4.6%)와 매우 느리다(1.3%)를 선택한 기업은 5.9%에 불과했다. 보통이란 응답은 36.5% 수준이었다. 

기업들은 최근 금리인상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이 38.8%로 가장 많았으며, 내년초(20.5%)와 내년 연말(17.6%)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뒤를 이었다. 올해말까지 지속(14.7%)된 후 단기간에 종료될 것이란 예상이나, 2024년까지(8.5%) 이어질 것을 전망한 기업도 적지 않았다. 

최근 금리상황에 대해 금융당국에 바라는 지원책으로 기업들은 고정금리 전환 지원(34.9%)을 가장 많이 꼽았고, 상환유예 연장(23.5%), 금리 속도조절(22.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물가와 환율 안정을 위해 선제적인 통화정책이 불가피하지만 그 결과가 기업의 부담이 되고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는 딜레마 상황”이라며 “코로나 이후 사업재편, 신규사업 투자에 적극 나선 기업이나 신용도가 높지 않은 중소, 중견기업들이 체감하는 채무부담이 더욱 큰 만큼 건실한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고비용 경제상황 극복을 위한 지원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