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CEO 1/3토막…벤처 대신 생계형 창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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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CEO 1/3토막…벤처 대신 생계형 창업만 ‘유사-중복’ 지원 막고 ‘투자수익률’ 만능주의 평가 개선해야

기사입력2014-06-30 14:22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청년들의 기업가정신이 약화되면서 전체 CEO 중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1/3 가까이로 줄고, ‘기회형’ 창업보다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우리나라 청년창업 생태계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대기 연구위원은 지난 주말 낸 ‘우리나라 창업생태계의 현황과 개선점’ 자료를 통해 ▲인력 측면에서 청년의 기업가정신 및 도전정신 약화 ▲시장 측면에서 내수시장 규모 미약 및 자유경쟁 여건 부족 ▲자금 측면에서 정부 정책의 실효성 저하와 자금공급 적절성 부족 ▲인프라 측면에서 교육 및 멘토링, 인적 네트워크 부족 등 4가지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스코틀랜드 출신 세계적 청년 사업가 프레이저 도허티 대표가 지난 4월 우리나라를 찾아 다문화가정을 위한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잇다<사진=뉴시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인력 측면의 문제를 심각하게 조명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등 안정적 직장을 선호함에 따라, 2000년대 초반 32.4%였던 청년 CEO 비중이 최근 11.6%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기회를 포착했으나 실패 우려로 창업을 우려하는 비율’에 대한 글로벌창업모니터의 조사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이 수치는 43%로, 미국의 32%, 중국의 36%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이와 함께 기술 중심 고부가가치 탐색형인 ‘기회형 창업’은 줄고 취업이나 실업, 퇴직 등의 대안인 ‘생계형’ 창업이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글로벌창업모니터의 자료가 다시 인용됐다. 생계형 대비 기회형 창업의 비중이 0.9로, 노르웨이나 스웨덴의 16.4와 11.1은 물론 미국, 일본, 대만의 2.8. 2.6, 2.8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았다.

그는 자금 측면에서 정부 정책의 실효성 부재도 꼬집었다. 정부 각 부처가 벤처 및 창업자금 생태계 선순환 지원을 포함한 지원방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이들 사업들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융자 중심의 보수적인 태도로 고위험-고수익 창업을 유인하지 못한다는 점도 자금 측면의 맹점으로 지적됐다.

그는 청년창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 먼저 정부 주도 사업의 민간 주도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통해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고 유사 혹은 중복의 우려를 줄이자는 것이다.

정부 지원에 대한 평가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관련 책임과 권한을 명시하되, 비효율적 운영이나 책임회피용 보수적 투자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등 민간투자자에 정부지원금 운용을 위탁할 경우에는 투자수익률 중심의 일원화된 평가가 지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실한 창업기업 발굴과 재도전 기회제공 등 생태계 선순환 기여도를 반영할 수 있는 평가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예를 든 융자 중심의 창업자금 지원을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거론됐다.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여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용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