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중소기업들이 기술 유출과 탈취 등으로 입은 피해가 28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조사 발표된 중소기업 기술유출·탈취 피해금액은 2827억원, 기술침해가 발생했거나 피해를 인지한 중소기업 피해건수는 280건으로 조사됐다. 

김정호 의원은 중소기업들의 관련 피해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나, 75%의 중소기업들이 증거 등 입증자료 부족으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당사자계 특허 심판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의 패소율은 2018년 50%에서 2019년 60%, 2020년 71.5%, 2021년 75%로 계속해서 상승했다. 특허소송 시 침해와 손해액에 대한 증거 대부분을 침해자인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다 보니 증거 수집의 어려움 등으로 침해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김정호 의원은 “2020년 8월 한국형 증거수집제도 도입을 위한 특허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고, 2021년 5월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 차원에서 특허소송의 증거수집제도 도입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했다”면서도 “국내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산업계 전방의 성장을 지원해야 할 산업부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9월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산업부는 증거수집제도를 골자로 하는 특허법 개정안 내용을 반대했다. 제도 도입에 따른 전문가 사실 조사 때 (기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당시 산업부가 내세운 이유였다. 

김 의원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고질적인 갑을관계에서 오는 병폐”라며 특허의 특성상 침해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