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따른 리스크가 취약계층 등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으며, 이것이 지난 10여년간 금융정책 실패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국회의원은 11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금리인상을 미국에서는 과감하게 하고 있는데, 한국은 계속 허겁지겁하면서 취약계층을 고민하고 있다. 이게 우리 지난 10여년간의 후유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기형 의원에 따르면, 미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 1분기에 99%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올해 1분기 77%까지 하락했다. 반면 한국은 2008년 1분기 70%에서 올해 1분기 105%로 크게 상승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비율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2011년 55%에서 2021년 70%로 상승했다. 반면 미국은 2011년 13%에서 2021년 10%로 하락했다. 

오기형 의원은 “금리인상기에 누구에게 리스크가 전가되는가, 요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거다. 결국 취약계층에 다 전가되는 구조다. 그 대신에 시중은행은 수익을 누리는 구조”라며, “지난 10년동안 금융정책 누구의 이익을 대변했는가 그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복현 금감원장에게 “가계부채에 관련돼 지난 10여년동안 금융당국이 실패했다. 금융소비자나 금융감독균형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은행업을 하시는 분들한테 유리했을지는 몰라도”라며, “현재 금리인상기에 보면 취약차주나 금융소비자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냐고 질의했다. 

이복현 원장은 “양적완화가 지속되는 시기에, 조금더 향후 양적긴축 내지 금리인상기조가 있을 걸 전제로 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었다는 아쉬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기형 의원은, 이같은 변화가 (양적완화가 집중된) 코로나 시기가 아니라 지난 12~13년 동안의 변화라며, “그런 식으로 인식을 하면 정책변화가 있을 수 없고 반성이 없는 거라고 저는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이복현 원장은 “미국시장 고정금리와 관련된 제도적 운영과 관련해서는 저희도 잘 관찰하고 또 방향성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가계부채 축소라거나 가계부채의 구성 내지는 성질을 변화시켜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조금 더 절실하게 금융당국이 못 느꼈던 것은 사실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을 대표해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기형 의원은 “가계부채 관련해서 정책실패를 계속 지적하는 것은 어느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다”라며, 변동금리와 관련해서 소비자에게 리스크 전가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 내에 경기대응 완충자본이란 형태로 제도가 도입돼 있지만 실제로 작동이 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금리인상의 리스크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게 아니라 전문가인 금융기관이 스스로 판단하면서 함께 떠앉으면서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풀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정책실패의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경기대응 완충자본에 대해서는, 저희도 사실 계속 제도 적용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선진국에 있는 제도와 똑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그 부분에 대해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도, “다만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점과 같이, 결과적으로 보면 가계부채의 변동금리 중심 구조라던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금융당국의 과거 조치가 아쉬움이 있었고, 사실은 지금도 저희가 여러 가지 노력을 단계적으로 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의원님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감독기구 개편 필요해”=오기형 의원은 이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금융산업 진흥정책과 금융감독 정책이 한곳에 집중돼 있다보니까 제대로 못한 거 아니냐”라며, 금융감독기구를 개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산업진흥이라는 문제의식과 감독 기능이 충돌한 결과, 사모펀드 사태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감독기구 논의가 있었던 점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 급변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 금융위와 금감원 등의 대응 기조 조율의 필요성 등이 필요해 우선 순위에서는 상대적으로 밀린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은 금융감독기구 재편이 “지난 2년 동안 계속 논의했던 주제”라며, 최근 정부여당의 정부조직개편안에서 금융감독기구 개편안이 빠진 사실을 들어 실망했다고 말하고, 여당 정무위 간사 등이 각각 법률안을 발의한 점 등을 들며 금융감독기구 재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