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훌쩍 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버텨 조금씩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일상회복은 오히려 또 다른 후유증의 시작이기도 하다. 코로나19 기간동안 간신히 버텨온 자영업자·소상공인들 앞에는 척박해진 사업환경이 펼쳐져 있다.

국정감사에서 눈여겨 볼만한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받은 ‘2020년 기준 소상공인 운수업 실태조사’다. 택시업종 매출액이 3090만원인데 반해 늘찬배달업(퀵서비스 등 도시 내 소화물 배달업종)은 9300만원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배달대행 등에 비해 택시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현저히 낮아 택시업 이탈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택시업과 비교해 수치만 두고 따지면 운수업 업종 상황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한숨은 깊다. 연료비는 폭등했으며, 동일 업종내 경쟁은 심각해졌고, 일평균 영업시간은 늘찬배달업이 13.4시간으로 가장 많았다. 수치에만 매몰되면 현실이 외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구 의원은 “연료비 폭등과 업종 경쟁 심화로 소상공인 운수업계가 큰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정보화 지원 등 중기부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출액이라는 단순 수치 비교가 아닌 운수업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얘기다. 

운수업계 뿐일까. 코로나19로 많은 업종에서 변화가 있었다. 붕괴 직전까지 간 업종도 있고, 오히려 특수를 맞은 업종도 있다. 정부의 적지 않은 지원이 있었지만, 회생이나 사업 확장이 아닌 현상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이었다. 간신히 견딘 업주는 변화 앞에 다시 일상의 고난이도 난제와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투입한 혈세 효과도 일상회복과 맞물려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염병에 경제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그간 해온 극약처방을 계속 이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소상공인에게 자생력 강화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제쯤 경제가 회복될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제2의 IMF를 언급할 정도로 암울한 진단도 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정책 시행이 필요해 보인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정부가 빠른 정책을 수립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 대충 면피용이나 단일 대책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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