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룹 전반의 먹통 사태가 18일까지 이어졌다. 전대미문의 플랫폼 마비 사태에 카카오는 피해 보상을 거론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의견 한마디 내놓지 못한다면 어떤 보상안이 마련되더라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 보상안 마련 과정에 피해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현재까지 다음 메일의 복구가 완료되지 못했다. 카카오톡 역시 쇼핑하기의 검색기능 등 일부의 복구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송금확인증과 거래확인증 등 일부 기능이 정상화되지 못했다. 

다행히 카카오뱅크, 카카오맵, 카카오T 등 주요 서비스의 복구가 완료됐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가 막심하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18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 주말 양일간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택시호출 또한 먹통이 되어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과 함께 택시업계 또한 영업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의 안일한 운영과 부실한 대응이 불러온 이번 택시호출 먹통사태에 대해 카카오는 우리 택시업계에 어떠한 설명도 사과도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사태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카카오 마비 사태로 인한 소상공인의 정확한 피해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카카오 피해 접수센터’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며 대응을 예고했다.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톡채널만 이용해 예약을 받았던 소상공인은, 서비스가 마비돼 예약 내역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주말 매출 상승시간대에 매장을 찾아 기프티콘으로 결제를 하려던 손님이 결제 불능으로 그냥 되돌아가거나, 카카오맵을 연동하는 배달 대행사의 프로그램 먹통에 따른 배달 불가로 주문취소 등의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 하는 게임들의 이용 불가 사태 등 사업자와 소비자 피해 사례가 다양하게 확인되는 가운데, 카카오 측이 피해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지난 16일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원인조사 소위에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재난대책 소위에서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한다. 그리고 보상대책 소위는 “이번 장애로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 파트너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보상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다음 주 중 자신이 입은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채널을 마련해 피해신고 접수를 시작하며, “신고 받은 내용을 기반으로 보상 대상 및 범위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 센터장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분들을 위한 보상 정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은 당연한 일이자, 카카오의 마땅한 책무다. 다만, 재발 방지대책과 보상대책을 카카오 내부에서 논의하는 것이 충분한 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T의 경우, 플랫폼을 이용하는 택시업계 등이 피해상황 파악과 보상안 마련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카카오 채널 먹통에 따른 피해 역시 소상공인 업계가 현황 파악과 피해 보상안 마련 과정에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 거대 플랫폼의 장시간 먹통 사태로 상상하지 못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등이 의견 한마디 내놓지 못한다면, 이후 마련될 피해 보상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카카오의 피해 보상안 마련 과정에 소상공인을 비롯한 이해당사자 참여를 보장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특히 재발 방지대책과 보상안 마련 등의 논의에 피해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카카오가 피해보상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보며 책임을 따져야 한다. 위기는 위기 자체보다 위기 뒤의 수습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이미 화재 직후 대응에 실패한 카카오가, 재발방지와 피해보상 과정에서 또다시 우를 범해선 안될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