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시간을 넘긴 오후 9시경부터 새벽시간 대 카카오T나 마카롱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해 택시가 배차될 확률은 다섯 번에 한 번꼴에 불과하다고 호소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동안 서울 내 법인택시 기사가 3만1000명에서 2만1000명으로 무려 1만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기사들은 배달이나 택배 등 급여가 더 많은 곳으로 대거 떠났다. 

지난 4월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그간 제한됐던 식당들의 영업시간이 풀리고 사람들 사이 저녁 약속 자리 등이 활발하게 재개되며 심야시간 택시 수요는 약 4배 가량 증가했다. 법인 택시기사들은 수입이 높은 다른 업종으로 옮기고, 개인 택시기사는 심야운행을 피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심각해졌다. 

◇호출료 최대 5000원…택시 기본요금은=이같은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지난 4일 국토부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당정협의, 고위당정협의 등을 거쳐 ‘심야 택시 완화 대책’을 들고 나왔다. 정부 대책의 골자는 심야 호출료 인상이다. 

구체적으로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3시까지 카카오T, 마카롱 택시 등 가맹택시 기준 현행 최대 3000원인 택시 호출비를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연말까지 수도권에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또 심야 탄력 호출료 적용 여부는 승객의 의사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며, 현행 무료호출은 그대로 이용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상한 범위에서 택시의 수요가 감소되면 호출료가 낮아지고, 수요가 증가되면 상한 범위에서 호출료가 높아지는 등 탄력적으로 적용될 방침이라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인상된 부분의 금액 대부분은 플랫폼 업체가 택시기사에게 배분해 처우개선을 위해 쓰도록 하게 했다. 기사 수입을 늘리면 택시난을 없앨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진단이다. 

정부 안과는 별개로 서울시도 올 연말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심야 시간대에 택시를 잡으면 최소 1만원을 지불하게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밖에도 승차 거부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토부는 승객이 호출료를 지불하는 경우 승객의 목적지를 미표시하거나 강제 배차하는 방식인 이른바 ‘목적지 미표출’을 도입하기로 했다. 택시를 주기적으로 강제 휴무시켰던 ‘택시부제’도 해제될 예정이다. 

◇업계 “원인은 기사 이탈, 정부안은 글쎄”=업계에선 심야 택시 대란의 원인으로 ‘법인 택시기사의 이탈’을 꼽았다. 

임봉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30%에 이르는 법인 택시기사의 이탈이 심야 택시 대란의 궁극적 이유”라며, “따라서 이 부분이 해결되어야만 택시 대란 사태를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의 업계 이탈에 대해서 임 사무처장은 이들의 수입이 현저히 적다는 것을 강조했다. “배달이나 퀵 등으로 기사들이 이직하는 건 해당 업종들이 택시보다 수입이 낫다는 것”이라며, “(택시기사들의) 기준금이 월 435만원 정도였는데 하루 17만원씩 만근(26일)하면 손에 쥐는 돈이 주간 190만원, 야간 21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이 기준금을 찍기 위해서는 10시간 이상을 꼬박 핸들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수입이 나은 직종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 대책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미 지난 4월 심야 택시대란 초기부터 야간부제 일부 완화를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던 경험이 있다”며, “탄력호출료를 도입해 늘어나는 수입증대 효과는 하루 1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력호출료) 도입 시에는 (국토부 안이) 호출료를 기사가 가져갈 수 있게 한다고 하지만,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고 알고 있다. 또한 심야시간대 파트타임 근로를 가능하게 한다지만, 법인 택시기사의 급여는 상여금 등 모든 급여항목을 다 합쳐 최저임금에 세팅이 되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파트타임을 해서 얼마의 급여를 받게 될지, 또한 기준금은 얼마로 책정이 될지, 그 급여를 받기 위해 택시를 파트타임이라도 하기 위해 유입될지 우려가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더불어 모빌리티 플랫폼 가맹 택시를 운영하는 마카롱M 관계자 역시 중기이코노미에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회사들은 운송 법인택시 전액 관리 규제를 따라 결국은 또 법대로 원칙대로 모든 수익금을 관리해야 하고, 또 기사들은 택시에서 일하기가 피곤해지니까 결국은 인력들이 또 떠나게 되고 그래서 지금의 택시기사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호출료 인상에 대해서는, “야간 심야시간대 호출료 인상 부분은 정말 근로자들한테 가야 한다. 회사도 당연히 거기에 대한 매출 때문에 수익 구조가 기사들 유입이 적기 때문에 기사들의 수입이 증대가 된다면 충분히 환영한다”고 했다. 반면, 플랫폼사만 배불리는 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그렇기 때문에 요금을 좀 빨리 더 올려야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심야 택시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요금 현실화 등 택시기사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요구다.

임 사무처장은 “심야 승차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결국 요금의 현실화와 아울러 사업자로 하여금 과도한 기준금 책정 등을 막는 방법을 통해 택시기사들의 근본적인 처우개선,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