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OTT 사업자인 티빙이 KT 시즌을 흡수합병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이들이 경쟁하고 있는 OTT 서비스시장, OTT에게 공급되는 각종 콘텐츠들의 공급시장 등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다고 31일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합병을 발표한 바 있다. CJ 소속인 티빙이 KT 소속인 시즌을 흡수해, 합병 OTT는 CJ 소속이 되고, KT와는 계열관계가 없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을 심사하면서, OTT 서비스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구독료 인상 우려가 있는지를 심사한 결과, 그럴 우려가 없다고 봤다. 

티빙과 시즌은 유료구독형 RMC(미리 만들어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 OTT 사업자다. 반대 개념으로는 유튜브 등 UGC(이용자가 직접 제작한 콘텐츠) 플랫폼이 있다. 

티빙은 올해 들어 9월까지 유료구독형 RMC OTT 시장점유율이 13.07%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은 4.98%로 6위인데,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쳐도 1위인 넷플릭스(38.22%)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에 “합병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단순 합산 기준으로는 합병 OTT가 2위인 웨이브(14.37%)를 앞서게 되며, 4위인 쿠팡플레이(11.80%)와의 격차도 벌리게 된다. 

또한 콘텐츠진흥원의 올해 9월 설문조사 결과, OTT 구독료 10% 인상 시 49%에 달하는 구독자들이 해당 OTT의 구독을 취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러한 가격 탄력적인 수요 여건 가운데 합병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CJ계열사들이 OTT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납품, 방송콘텐츠 방영권 판매, 영화 배급 등 각종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 역시 고려했다. 하지만 이들이 합병 OTT에만 콘텐츠를 공급하고 경쟁 OTT에는 공급하지 않을 우려는 낮다고 봤다. 

기존 경쟁 OTT에 공급하던 콘텐츠 공급을 중단할 경우, CJ계열사들이 OTT들에 대해 공급하던 매출액 중 약 2/3정도를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대로, 합병 OTT가 CJ계열사들의 콘텐츠만 수요하는 경우 역시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타 OTT 대비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그럴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결론내렸다. 

따라서, 공정위는 티빙·시즌 간 기업결합에 대해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는 없으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합병 OTT 출범으로 이어지므로, 궁극적으로는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또, “합병 OTT는 넷플릭스, 웨이브 등 기존의 시장점유율 상위 사업자들과 보다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그에 따른 OTT 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