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연속으로 주춤하던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10월 들어 다시 확대됐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보다 5.7% 상승했다. 올해들어 6월(6.0%)과 7월(6.3%) 연이어 6%대를 기록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5.7%)과 9월(5.6%) 두달 연속으로 상승폭이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10월에 다시 상승폭이 0.1%p 상승반전했다. 

통계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기·가스·수도 가격이 오름세가 확대”된 점을 10월 물가 특징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전기·가스·수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가 상승했다. 올해 9월에 비해서도 8.8%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근 높은 상승률을 보여온 외식물가와 밥상물가 역시 10월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외식물가는 지난해 10월보다 8.9%가 올랐다. 9.0%를 기록한 9월에 비하면 오름세가 꺾였지만, 지난 6월 8.0%를 기록한 뒤 내리 5개월 연속으로 8%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외식물가가 8%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1992년 이후 30년 만이다. 

구입 빈도가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된 생활물가지수 역시 지난해보다 6.5%가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중 하나인 식품은 지난해보다 8.3%가 상승했다. 6월 7.7%였던 식품의 물가상승률은 7월 8.8%로 뛰어오른 뒤 네 달 연속으로 8%대를 기록 중이다. 

생활물가지수에서 식품 이외는 지난해보다 5.3% 상승했다. 전월세포함생활물가지수는 5.7%가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9월에 비해 6.1% 하락했다. 지난해 10월보다는 11.4% 상승했는데, 7월(13.0%) 이후 연이어 두자릿수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5월(2.5%)과 6월(5.4%)에 비해서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세부 항목을 보면, 신선채소가 21.7%로 크게 오른 가운데 신선과실(4.2%), 신선어개(6.6%)가 모두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에서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는 지난해 10월보다 4.8% 상승했다.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4.2% 올랐다. 

◇5%대 높은 흐름, 고물가 끝이 안보인다=이날 브리핑에서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본적으로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물가상승률이 6%대 이상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7월 정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5%대도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올라선 것도 2008년 이후 14년만의 일이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10월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OPEC+ 감산결정 등 상방요인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석유류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5%대 물가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물가상승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당기간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김장철 채소류 수요 확대, 환율·원자재가격 변동성 확대 등 대내외 리스크도 여전히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어서 “정부는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상방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김장재료 수급관리와 농수산물 불안품목 가격안정화, 가공식품 가격인상 최소화 등 장바구니 물가안정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장물가가 작년보다 낮게 유지될 수 있도록 11월 김장철 수요에 대응해 김장재료 방출 등 수급관리와 할인쿠폰 지원·마트 할인행사 등 가격할인을 적극 추진하고, 겨울철 수요가 많은 명태·고등어 등 수산물과 환율상승 등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에 대해 추가로 관세인하를 추진한다. 

아울러, 식품가격 추가인상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식품원료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분야별로 업계 간담회 등 협의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