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부터 4박6일동안 취임 후 첫 동남아 순방에 나섰지만, 이번 순방은 시작 전부터 ‘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 배제, 언론탄압’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지난 9월 순방에 ‘비속어 논란’ 꼬리표가 붙었던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대통령 순방을 이틀 앞둔 9일 대통령실은 MBC가 왜곡·편파 보도를 한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귀를 의심했다. 이에대해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기자단은 10일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방송기자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피디연합 등 6개 단체는 10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언론단체들은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 비용은 각 언론사들이 자비로 부담한다”며, “마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개인 윤석열의 사유재산 이용에 시혜를 베푸는 것으로 착각하는 대통령실의 시대착오적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결정은 외신에서도 웃음거리가 됐다. AP통신은 이번 대통령실의 MBC 탑승 배제 결정과 국내 반응을 전했으며, 블룸버그통신도 대통령실의 결정이 언론자유에 타격을 입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실의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MBC 전용기 불허결정을 철회하지 않았다. 세상이 뭐라하든 ‘웃기고 있네’라는 생각으로 내 갈길을 가겠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언론의 역할은 권력 감시다. 대통령실의 이번 조치가 언론 통제임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대통령이 입맛대로 언론을 골라 취재를 허락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국민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외교의 성과를 내고 당당하게 공개하면 될 일이다. 또 무슨 실수를 저지를까 언론을 통제하는 일은 국익을 해하는 나쁜 버릇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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