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촛불전환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정부 규탄 촛불집회. <사진=뉴시스>

대통령 취임 6개월이 넘었지만, 기대했던 공정과 정의는 사라지고 국민의 삶은 슬픔으로 채워지고 있다. ‘재정건전성’과 ‘약자복지’를 내년도 예산안 화두로 앞세웠던 대통령의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은 국회 예산 심사과정에서 사회 곳곳의 복지예산이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드러나 절망감을 안겨줬다.

한국개발연구원 고영선 원장대행이 21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발표한 ‘경제상황 인식 및 미래 전망에 대한 국민 의견 조사’에 따르면, 현재 경제가 위기라고 보는 일반국민은 96.3%에 달했으며, 경제전문가들은 97%가 현 경제상황을 위기로 진단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달러강세, 원자재값 인상, 무역적자, 미·중 패권경쟁 심화, 여기에 1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빨간불이 켜졌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터뜨린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도 위기다. 그럼에도 눈 뜨면 새롭게 발생하는 대통령 발 논란을 수습하는데 급급해, 국민 발등에 불 떨어진줄 모르고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국민 46.8%가 ‘에프(F)학점’을 줬다. 정부의 기업정책이 ‘대기업 중심’이라는 응답은 75.8%, 세금정책에 대해서는 ‘매우 부유층에 유리’라는 의견이 48.4%, ‘다소 부유층에 유리’ 23% 등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응답이 71.4%였다. 서민층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20.0%였다.

지난 17일 통계청은 지난 3분기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소득 하위층인 1분위 가구의 3분기 월평균 소득은 11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층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1041만3000원으로 같은 기간 3.7% 증가했다. 1분위와 5분위 간 소득격차를 나타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75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1배p 늘었다. 소득분배가 더 악화됐다는 의미다.

‘경제참사’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음을 국민들도 알고 경제전문가들도 알고, 두려워하는 일이다. 경제 붕괴로 국민들의 삶이 압사당한 이후에도 정부는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 될 줄 몰랐다고 발뺌할 셈인가. 경제위기에 가장 먼저 쓰러질 계층은 서민과 취약계층이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현정부의 경제정책을 재점검해야 한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을 시작으로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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