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에서의 시위와 기자회견 등이 부쩍 늘었다. 저마다 절박한 사연으로 국회를 찾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시위가 열리고 있는 지난 5일 국회 앞 모습.   ©중기이코노미

국회 앞에서의 시위와 기자회견 등이 부쩍 늘었다. 저마다 절박한 사연으로 국회를 찾고 있다. 국회 소통관에서는 하루 종일 각 정당의 국회의원들과 함께 다양한 정치·사회적 의사를 주고 받는다. 

‘국회 소통관’ 허락을 받지 못한 이들은 국회 앞 차가운 바닥에 자리를 편다. 한 사람이라도 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호소다. 파업을 중단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확대 시행을 요구하며 시위를 해왔다. 간호사법 제정, 노조법 개정, 공무원 복지수당 차별철폐, 대학재정지원법 개정, 차별금지법 제정, 공공임대주택 예산 확대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국회 앞에서 끊이지 않고 열린다.

국회라는 장소뿐만 아니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와 매주 주말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대기업 본사 앞에서도 갑질과 불공정을 규탄하는 시위들이 벌어진다. 날을 갈수록 차가워지는데, 전국이 용광로처럼 들끓는다.

경제, 정치, 사회 어느 곳 하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곳없이 불안하니, 집회와 시위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국회는 지난 1일 대통령 집무실과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의 집회를 불허하는 집시법 개정안을 행안위에서 통과시켰다.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개정이라는 비난이 크다. 대통령에게 호소할 길마저 막혀 버린 셈이다. 

이유는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풀어야 할 정치가 제 갈길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 혼란과 갈등을 봉합하고 해소해야 하는 정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민을 단속하고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기에, ‘정부’는 보이지 않고 ‘검찰’만 보인다는 말이 국민들 사이에서 나오기까지 한다. 

민생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지극히 당연하다. 국민들이 차가운 길 위에 더 이상 서는 일이 없도록 대화하면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정부, 정치의 역할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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