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이자율이 지난해보다 2%p나 급등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기타서비스업 등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실적과 2023년 전망에 대해 조사, 12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 자영업자의 평균 대출금액은 약 997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규모는 5000만원 이하가 47.2%로 가장 많았고, 5000만원~1억원(24.8%), 1억원~1억5000만원(12.2%), 1억5000만원 이상(15.8%) 등의 분포를 보였다. 

현재 부담하고 있는 이자율은 평균 5.9%로, 지난해보다 2%p가 올랐다. 4~6%대가 27.6%로 장 많았고, 8%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다는 응답도 21.0%에 달했다. 전경련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면 자영업자들의 대출상환 부담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부담하는 이자는 늘었지만, 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지난 4월 코로나19 거리두기를 해제했지만, 2022년 매출이 2021년보다 감소했다는 응답이 68.6%에 달했다. 순이익 역시 69.6%가 감소했다고 답했다. 평균적으로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2.5% 감소, 순익은 12.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 전망 역시 어두웠다. 내년도 매출 전망에 대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이 53.2%에 달했다. 내년 순익 역시 응답자의 54.0%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평균적으로 내년 매출과 순익은 올해 대비 각각 3.1%, 3.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고물가 상황은 자영업자의 경영실적 악화 요인에 1순위로 꼽혔다. 

경영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비용증가 요인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22.8%가 원자재·재료비(22.8%)라고 답했다. 이어서 인건비(21.5%), 임차료(20.0%), 대출상환 원리금(14.0%) 순으로 나타났다.

경기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중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은 상반기(9.4%)와 하반기(31.4%)를 모두 합쳐 40.8% 수준이었다. 반면 2024년 상반기(22.8%)와 하반기(14.2%), 2025년 이후(22.2%) 등 내후년 이후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은 59.2%에 달했다. 

3년 이내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는 39.8% 수준이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15.1%) 등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년 예상되는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는 임차료 상승 및 각종 세금 부담이 23.1%로 가장 많았다. 또 고금리 지속, 만기도래 등 대출상환 부담(21.2%),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매입비 부담(19.7%), 코로나 장기화 등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12.3%) 등 고물가와 고금리를 우려하는 전망이 많았다. 

자영업자를 위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는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20.9%),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 지원(17.8%),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13.3%)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대출상환 유예 또는 대출만기 연장(11.9%), 수입물가 안정화 대책(10.7%) 등이 뒤를 이었다. 고금리에 따른 자금위기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고물가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응답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약 25%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장기화되면 결국 서민경제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