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의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가 4조원대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는 추산이 나왔다. 

4일 나라살림연구소가 발표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설비투자 세액공제 확대안 감면세액 추산’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시설투자 감면액은 6%로 삼성전자는 약 1.9조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2021년 기계장치 취득액이 31.5조원 규모이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7.2조원의 기계장치를 취득해, 0.4조원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의 시설투자금액 세액공제는 여야 합의에 따라 기존 6%에서 8%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여당안(20%)과 야당안(10%)보다는 낮지만, 기획재정부가 경쟁국과 세수 상황을 고려해 제시한 수준을 여야가 수용해 8%로 결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국회에서 기재부 권고에 따라 여야가 합의해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산업 시설투자금액 세액공제를 확대한지 불과 열흘도 지나지 않아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15%로 추가 확대할 것을 언급했다”며, 15%로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적용할 때 삼성전자의 세금감면 혜택은 4.7조원이 된다고 밝혔다. SK 하이닉스는 1.1조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게 된다.  

2022년 6% 감면 기준에 비하면 삼성전자는 추가로 2.8조원, SK하이닉스는 추가로 0.6조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되는 것이다. 2023년 8% 감면 기준에 비해서도 삼성전자는 2.2조원, SK하이닉스는 0.5조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추가로 받게 된다.

보고서는 “실제로 기재부 자료에 따르면 대만의 설비투자 세액공제는 5%, R&D 세액공제는 25%인데 비해 우리나라 설비투자 세액공제는 8%, R&D 세액공제는 최대 50%까지 받을 수 있다”며, 세액공제 체계의 차이를 지적했다. 

또, “추가 세제지원을 추진하려면, 기존의 세액공제율이 투자를 확대했는지 여부 등을 실증평가 해야 한다”며, “투자여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추가 세금감면은 세수만 줄이고 투자효과를 증진하는 데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실증평가를 통해 세액공제율 확대 시 정책 목적이 달성됐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세제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