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채무상환 목적으로 발행된 일반회사채가 전체의 60%를 넘어섰다. 시설이나 운영자금 대신 빚을 내서 빚을 갚는데 급급해 자금상황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회사채 발행은 30조3730억원으로 2021년(46조7230억원)보다 35.0%(16조3500억원) 감소했다. 

자금용도별 발행규모를 보면, 채무상환이 목적인 차환이 전체의 60.6%다. 차환 목적 일반회사채의 비중은 2018년(43.1%)과 2019년(37.1%)의 경우 전체의 절반을 넘지 않았으나, 2020년 들어 67.1%로 치솟은 바 있다. 이후 2021년 53.6%로 줄어들었으나, 지난해 다시 60%를 넘어섰다. 

신용등급별로 보면,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쏠림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AA등급 이상인 우량물의 비중은 지난해 들어 75.5%까지 늘어났다. 2020년 당시 75.7%를 기록한 뒤 2021년 66.6%로 낮아졌으나, 지난해 다시 75%를 넘어섰다. 반면 A등급 및 BBB등급 이하 비우량물의 비중은 24.5%로 2021년(33.4%)보다 줄어들었다. 

만기 기간 별로 보면, 금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5년을 초과하는 장기채의 비중이 8.2%를 기록하며 1년만에 6.3%p가 줄어들었다. 2019년 54.5%를 기록한 장기채 비중은 2020년(35.5%)과 2021년(14.5%) 연거푸 줄어들다, 지난해 들어 1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1년 초과 5년 이하인 중기채 비중은 90.8%로 6.1%p 증가하며, 발행 만기가 단축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중기채 비중은 2019년(45.0%) 이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한 끝에 90%를 넘어섰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는 P-CBO는 5조127억원으로 2021년(5조6093억원)보다 10.6%(5966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등이 신용을 보강해 발행하는 ABS(자산유동화증권)가 줄어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시장 전반의 자금사정 악화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반회사채와 금융채, ABS를 합쳐서 월별 발행규모를 보면,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급격히 불안해진 10월 8.3조원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발행규모는 올해 1월 17조원으로 시작해 3월(12.8조원)을 제외하면 매달 14~18조원 사이를 오갔다. 7월(20.6조원)과 8월(20.5조원)에는 2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11월(9.6조원)과 12월(11.1조원)에는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CP 및 단기사채 발행액 역시 1년새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022년 CP 및 단기사채 발행액은 총 1555조4179억원으로 2021년보다 6.1%(101조82억원) 감소했다. 

◇증시 약세에 기업공개·유상증자 모두 줄어=주식 시장도 얼어붙었다. 2022년 주식 공모 발행실적은 21조9408억원으로, 1년만에 24.6%(7조1495억원) 감소했다.  

기업공개의 건수는 115건으로 2021년(110건)보다 건수는 늘어났다. 하지만 공고금액은 13조3515억원으로 8.1%(1조171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공모주 시장이 위축되면서 코스피 상장이 2021년 14건에서 2022년 4건으로 크게 감소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발행액을 시장 유형으로 나눠보면 코스피(4건)가 10조5268억원, 코스닥(111건)이 2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유상증자 발행액은 8조5893억원으로 1년전보다 41.0%(5조9785억원) 감소했다. 코스피(18건) 5조9814억원, 코스닥(37건) 2조2117억원, 코넥스(1건) 185억원, 비상장사(3건) 3777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상증가 급감에 대해 금감원은 “증시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코스피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건수 및 금액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데 주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