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2년 동안 중산층의 규모와 전체 소득에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의 점유율로 나눈 팔마비율이 최근 2년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팔마비율은 새로운 분배지표로 비율이 작을수록 불평등도가 낮은 것을 의미한다. 팔마비율이 개선되면 전체 소득에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소득이 커지는 경향이 있어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현상으로 해석돼 왔다.

용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2016년 3.8배였던 팔마비율은 2019년 3.6배로 떨어졌다가 2020년 3.7배로 악화됐으며, 지난해 3.9배까지 늘었다. 팔마비율이 악화되면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소득점유율은 2016년 53.4%에서 2019년 53.1%, 지난해 52.4%로 떨어졌다. 

지니계수와 10분위 배율은 최근 3년 높아지고 있는데, 상위 0.1%의 소득점유율은 늘고 있다. 상위 0.1%의 소득점유율은 2019년 4.2%, 2020년 4.5%, 2021년 4.8%로 늘었다.

분배지표와 달리 통합소득 자체는 코로나 시기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통합소득이 늘고 있음에도 분배지표가 악화되고 있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피케티 교수가 소속된 세계불평등연구소의 ‘2022 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상위 10%의 소득점유율이 1990년 35%에서 지난해 45%로 증가했고, 하위 50%의 소득점유율은 같은 기간 21%에서 16% 미만으로 감소했다. 부의 분배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중에서도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뒷북일 뿐이고, 이마저도 세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자살방지 대책에 포함된 복지부의 번개탄 생산금지나, 한우가격 하락에 대한 대책으로 암소 14만 마리를 줄인다는 농식품부의 발상, 쌀값 안정을 위해 생산량 1등인 신동진 쌀 품종 수매를 제한하고 종자 공급을 중단한다는 계획 등은 각종 패러디물이 생산되며 비난을 받고 있다.

불평등이 가져오는 갈등이 심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망가진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원을 공급해야 하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정부는 중산층을 확대하고 취약계층을 돌보는 제대로 된 민생대책을 내놔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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