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의 스파크 자동차에 결함이 발견돼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 사이 제작된 스파크 자동차 2만7000여대에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리콜은 변속기 마운트결함으로 변속기가 아래로 처지고, 심한 경우 변속기와 연결된 동력 전달축이 이탈될 위험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기업이 제품의 결함을 발견해 소비자에게 보상해주는 리콜(recall)은 이제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해진 제도다. 그러나 정작 기업들은 리콜에 대한 준비와 대응전략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리콜이 “대기업에서나 하는 것 아닌가”하는 인식을 가질 수도 있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리콜 사례들이 주로 자동차 산업 등 대기업 주력업종에서 발생한 탓이다.
그러나 리콜의 위험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업종간 차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3일 국가기술표준원은 가정용 생활제품 552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뒤 핸드폰 충전기(직류전원장치), 유아동복, 유아용삼륜차 등 29개 제품이 소비자 안전에 위해가 있다고 확인돼 리콜 명령을 내렸다.
핸드폰 충전기의 경우 19개 제품이 제품결함으로 인한 화재나 감전의 위험성이 높아 리콜명령 처분과 동시에 인증이 취소됐다. 해당 제품들은 전류퓨즈, 트랜스포머(변압장치) 등 주요 부품이 인증 받을 때와 달리 임의로 변경돼 감전과 화재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가기술표준원은 정상적으로 인증을 받은 후 고의로 주요 부품을 변경해 판매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현재의 리콜명령 및 인증취소 처분에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제품안전 관련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까지 밝혔다.
유아동복에서는 중추신경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납이 기준치 보다 최대 40배 이상 검출됐으며, 유아용삼륜차 2개 제품은 주행시 전도로 인해 신체 상해 위험성이 있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이처럼 리콜은 기업 규모나 업종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지만, 기업들의 리콜에 대한 대응은 미비한 실정이다. 지난 2월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101개 기업체 리콜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 46.9%의 기업만이 리콜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63.6%)에 비해 중견기업(45.2%)과 중소기업(34.5%)의 설치비율이 낮았다. 업종별로는 자동차(100%)나 식품(58.8%)보다 공산품(40.0%), 전자기기(35.7%), 의약·화장품(34.8%) 분야가 취약했다.
리콜 관련 내부 절차나 기준 등 인프라 역시 대기업에 비해 중견·중소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리콜에 대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이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숙지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64.5%가 기업의 자진리콜이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반면 강제리콜에 대해서는 7.3%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제품의 결함을 스스로 발견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이럴수록 먼저 실천하고 먼저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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