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배달플랫폼 자율규제 방안’을 발표했지만, 자영업자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율’로 ‘규제’한다는 것 자체도 말이 안되지만, 자율규제 방안 그 내용도 빈 껍데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가 발표한 자율규제 방안에는 배달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업자(입점업체)와 계약서를 작성할 때 필수기재사항이 포함됐다. 계약 당사자들이 당연히 공유해야 할 내용들이 그동안 기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배달앱 이용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던 높은 배달수수료 문제는 3월 이후 유료화 예정이었던 포장주문서비스 무료 지원을 1년 연장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배달플랫폼 자율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해, 플랫폼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분쟁이 발생하면 해결하겠다고도 한다. 공정위가 있음에도 굳이 또다른 조직을 구성하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배달앱 자율규제 방안은 지난해 8월부터 플랫폼 자율기구를 출범하고 6개월 간 민간 참여자들과 10여회 이상의 회의를 거쳐 탄생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그런데 입점업체를 대변하는 입장으로 참여한 소상공인연합회가 내용도 없고 구속력도 없는 자율규제 방안을 받아들였다는 사실도 믿기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플랫폼 자율규제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자율규제는 시장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돌아갈때 가능하다. 이미 배달앱에 종속된 자영업자들은 배달앱의 횡포와 과도한 수수료로 수년 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자율로 해결하라는 것은 이러한 불공정을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정책과제로 떠오르는 화두다. 플랫폼 산업을 육성하는 것과는 별개로 산업 내에서 불공정과 반칙이 발생한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 먼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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