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연체금액이 1년만에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연체액도 30% 이상 크게 늘었다. 

27일 무소속 양정숙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주택담보대출 연체금액이 2021년말에 비해 54.7% 급증했다. 

지난해 국내 주택담보대출 연체금액은 1조20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1조892억원)과 2019년(1조2411억원) 연거푸 1조원을 넘은 뒤, 2020년(9171억원)과 2021년(6477억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다시 급증한 것이다. 

2022년말 기준으로 1년새 주택담보대출 연체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업권은 저축은행으로 87.8%에 달했고, 보험사가 67.9%로 뒤를 이었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증가율은 56.4%를 기록했으며 연체액은 774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역시 0.18%로 상승했다. 2018년(0.24%)과 2019년(0.25%) 0.2%를 웃돌던 연체율은 2020년(0.17%)과 2021년(0.12%) 크게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들어 상승 반전했다. 

◇신용대출 연체액 사상 최고=신용대출 연체 역시 규모가 늘었다. 대출잔액은 지난해보다 줄었는데, 연체액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도별 신용대출 잔액은 2018년(130조3523억원)부터 2021년(187조8556억원)까지 매년 증가하다, 2022년 169조447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양정숙 의원은 2022년 들어 신용대출 잔액이 크게 감소한 것은 5대 시중은행들이 위험도가 높은 신용대출을 크게 줄였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과 여전사들은 신용대출을 계속 늘리고 있고 보험사 잔액도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들었음에도 연체액은 2022년 들어 2조5730억원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다. 2021년(1조9143억원)에 비하면 34.4%나 늘어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역시 1년 전에 비해 신용대출 연체액이 24.7% 늘어난 바 있다.

양정숙 의원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연체액이 작년에 크게 증가해 금융권 부실의 불씨가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신용대출 연체액은 담보도 없이 발생하는 손실을 금융권이 그대로 떠안아야 해 미칠 충격이 큰 만큼 금융당국의 특별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연체율이 4%~5%가 넘는 여전사와 저축은행들에 대한 관리감독과 건전성 강화를 위한 관리대책이 시급하다”며, 금융권 부실로 우리 경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업계의 각별한 노력을 촉구했다.

◇금융부채 위험지대는 자영업자=금융부채의 위험지대는 자영업 가구라는 점도 문제다. 최근들어 자영업자 금융부채의 위험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 3월호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부채 보유가구중 75.3%와 자영업가구 중 69.1%는 DSR(연간 처분가능소득 중 연간 원리금 상환액의 비중)이 40% 이하로 집계되고 있다. 

한은은 DSR이 40%보다 위인 가구를 연체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과다채무 가구로 평가하고 있는데, 위험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25% 수준이란 의미다. 단, 자영업 가구의 경우 위험가구 비율이 30.9%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체가구 평균 DSR은 2021년중 29.4%에서 2023년 2월 기준 34.5%로 높아졌으며, 자영업가구 평균 DSR은 40%에 도달한 상황이다. 

한은은 여전히 전체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84.8%와 자영업 가구의 86.8%가 DTA(총자산 대비 총부채의 비율) 100% 이하에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총자산이 총부채보다 크게 때문에, 자산 처분을 통해 부채 상환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DSR 40%와 DTA 100%를 모두 넘어선 고위험가구는 올해 2월 현재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5.0%로 추정된다. 

한은은 “2023년 2월 현재 가계 전반의 부실위험은 제한적이나 고위험가구의 부실로 향후 일부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DSR 수준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채무부담의 급격한 증대로 인한 부실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