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엠시스템즈가 중소협력사의 기술자료를 유용하는 등 하도급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억원을 부과하는 한편, 법인과 당시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현대엠시스템즈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8남인 정몽일 회장이 운영하는 현대미래로 그룹 소속 계열사다. 건설 중장비용 전장 제품을 제조·공급하는 사업자로, 볼보건설기계·현대건설기계 등 중장비 업체가 주요 거래처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엠시스템즈는 중소 수급사업자 A사로부터 중장비용 카메라를 납품받아 이를 건설기계 업체에 공급했다. 그런데, A사 카메라를 대체할 자사 카메라 개발 과정에서 A사 기술자료를 B사 등 타 사업자들에게 송부하고, 이를 토대로 견적 의뢰, 샘플 작업, 개발 회의 등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A사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하고,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법에서 정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현대엠시스템즈는 “A사의 카메라와 자체 생산 카메라가 광학적 특성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기술 유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현행 하도급법은 당초 제공된 목적 외로 기술자료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원사업자가 자사 제품 개발을 위해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임의로 사용하는 행위가 하도급법에 위반됨을 명확히 해 향후 업계의 유사 법 위반행위를 예방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