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은 급박하게 필요한데 주거래은행에서는 더 이상 안된다 하고…, 다른 은행을 찾았지만 회사등급이 안 좋다며 대출이 불가하다 하고…”

적지않은 회사 대표들이 긴급자금 확보에 이처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얼마전 만난 A업체 대표 역시 그동안 개발했던 제품이 나왔고, 하반기에 여러 업체로부터 수주계약을 받아놓은 상태인데, 긴급하게 필요한 운전자금 1억원 정도를 대출받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업의 재무등급이 좋지 않고 회사 자산도 전무하다면 주거래 은행은 물론 다른 은행에서도 대출받기가 용이하지 않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금융가 전경.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이 업체는 소프트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 3개년간 매출을 보면 평균 12~15억원 정도였으며, 보증서를 통해 받은 2억원의 대출이 있었다. IT업체의 경우 회사자산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기술개발이나 인건비에 투입되는 비용이 많은 게 특징이다. 해당 업체 또한 회사가 보유한 자산이 없었으며 그동안 투자를 받아 기술개발을 해왔으나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 업체에 따르면 몇 년 동안 개발했던 제품이 조금씩 시장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하반기에 몇 건의 수주를 받아놓은 상태여서 운전자금 1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련 서류를 검토해 보니 역시 재무등급이 좋지 않았으며 회사 자산도 전무했다. 업체가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급이 나와야 하는데 이 업체는 가능한 등급이 나오지 않아 주거래 뿐 아니라 다른 어느 은행을 가도 신용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안됐다.

회사 대표의 신용등급도 마찬가지여서 은행에서 추가 자금을 대출받기가 어려웠다. 대표의 자산을 살펴보니 대표자 명의의 아파트가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 구입 당시 은행에서 개인 가계대출을 받아 일정금액이 설정돼 있어 추가 자금을 받기에는 담보가치가 없었다.

지금 당장 급하다고 신용등급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아무 자금이나 끌어다 쓰지 말고, 현재 대출현황 등 재무상태를 면밀히 분석해 대표가 갖고 있는 자산을 활용, 긴급자금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전경.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상담결과, 다행히도 이 업체는 필요로 하는 운전자금 1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방법은 개인 담보대출이 설정돼 있는 아파트를 활용한 것이다. 대출은 크게 개인대출과 기업대출로 나눠져 있는데, 담보를 활용할 때 개인대출보다 기업대출이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시중 일반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면 제2금융권을 찾게 되는데 이는 회사의 신용등급 뿐 아니라 대표자 신용등급도 하락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향후 정책자금 등을 지원받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지금 당장 급하다고 신용등급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아무 자금이나 끌어다 쓰지 말고, 현재 대출현황 등 재무상태를 면밀히 분석해 위 사례처럼 대표가 갖고 있는 자산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기업자금지원센터 신성범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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