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남인순·김성주·서영석·최종윤·최혜영, 정의당 국회의원 강은미, 민변 복지재정위원회,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14일 ‘국민연금 거버넌스 개선 방안 - 독립성 훼손,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참여연대>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실행위원(변호사)은 14일 개최된 ‘국민연금 거버넌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국민연금이 권력자의 쌈짓돈으로 전락하지 않고 목적 그대로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 관치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특히 국민연금기금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독립성이 훼손돼 관치오염이 심각해지면, 국민연금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어 공정한 거버넌스 정립이 중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압력을 행사해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본부장에 대해 유죄 확정판결을 선고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연금기금운용위를 정부 친화적인 인사 중심으로 구성하고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국민연기금 상근전문위원 선임과정에서 노동계 추천위원은 기한 내 선임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사용자 단체에서 검찰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또, 올해 3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에서 민주노총 대표를 품위손상이라는 이유로 해촉했다. 또, 수탁자책임전문위 규정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정하고 수책위 구성에 복지부 추천 전문가 3인을 추가 투입했다는 것이다.

또 이 변호사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와 산하 실무평가위원회의 개최일수는 각각 4회로 급감했고, 투자정책전문위원회를 비롯한 산하 전문위원회 활동 역시 크게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며, 위원회의 논의 역시 형해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변호사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가입자 대표성과 위원회 운영의 투명성, 정부와 자본을 비롯한 외부로부터의 독립성을 견지하면서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위원의 인적 구성을 개선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이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금운용위 인적구성 20인 중 사실상 가동되지 않는 4인의 정부부처 위원을 폐지하고, 지역가입자 위원은 기존 6인에서 4인으로 축소해, 새로 만들어진 6명의 위원자리에 사용자, 사업장 가입자, 지역가입자를 대표하는 전문가로 각각 2인을 추천, 위촉하는 방식으로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의 상근전문위원 체계를 연금정책국, 수탁자책임실, 리스크관리 및 성과평가보상국 체계로 개편하고 준상설화해 기금위의 전문성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 수탁자책임위 권한 침해”

이 변호사는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의 설치·운영이 수탁자책임활동지침과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형해화하는 문제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운용규정 제36조의3을 신설하고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 설치했다. 건강한 지배구조 개선위원회는 ▲소유분산 기업의 바람직한 지배구조 방향의 제시 ▲의결권 행사 기준의 적정성 검토 및 합리적 개선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상황 점검 자문 및 개선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정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검토·심의사항이자, 이미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 및 이에 따른 수탁자책임활동 원칙과 지침으로 명시한 사항이다.

이 변호사는 이같은 행위는 법률에서 정한 법정기구인 수탁자책임위원회 권한 사항을 침해하고, 국민연금기금지침에서 책임투자와 주주활동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활동지침에 따르도록 의무화한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기금위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비롯한 기금 거버넌스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적절한 입법조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악된 수탁자책임활동 운영규정은 가입자 추천권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거나, 아니면 입법적으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구성을 법제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비상근 조직이라는 한계 때문에 투자대상 기업들의 주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준상설화 할 것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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