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근로자 복지혜택의 일환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확대하는 추세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마련한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올해 사상 최대치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실제 기아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을 기존 80억원 규모에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75억원으로 늘렸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이란 근로자의 실질소득을 늘리고 근로의욕을 높이고자, 기업이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출연해 복지사업에 사용하게 하는 제도다. 법으로는 강제하고 있지 않아 모든 사업장에서 이 기금을 마련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기금은 근로자의 복지에 사용되며, 기업의 이윤을 수평적으로 배분해 임금구조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련된 기금은 주택구입자금을 비롯한 명절 선물비용, 문화활동 지원, 장학금 등 근로자를 지원하는데 쓰인다. 다만 사업자의 부담의무 또는 임금 대체적·보전적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세금절감 등 기업에도 다양한 혜택 있어=사업주가 기업의 이익금이나 개인재산을 일부 출연, 회사 내부에 독립된 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야 하는 제도 특성상 그간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대기업을 주축으로 실행돼 왔다. 그러나 2021년 이후 많은 중소기업도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시 법인세법, 소득세법, 상속 및 증여세법 등 사내근로복지기금 관련 법령들이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각종 세제 혜택이 부여되는 내용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복지를 비롯한 노사관계 상생이 법 개정 핵심 취지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기업 입장에서도 세금 절감 등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도다. 먼저, 기금 출연액에 대해서는 100% 손비로 인정돼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다. 기존 사내근로복지기금 세금혜택은 10%에 불과했으나, 법 개정으로 출연한 기부금은 100% 필요경비로 인정된다. 

또한 사내근로복지기금 법인 측에서는 출연 받은 모든 재산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가지급금·미처분이익잉여금 등을 정리할 수도 있고, 낮은 세율로 증여 처리도 가능하다. 나아가 4대 보험료 기업부담금도 면제된다는 점도 혜택 중 하나다. 

◇복지혜택 운영위해 취업규칙 등 검토를=사내근로복지기금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확인해야 할 점들이 있다. 

차상진 비컴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치하려면 기금 법인설립준비위원회 위원의 재직증명서, 사업계획서 및 예산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확인서 또는 재산목록,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서류를 첨부해 기금 법인의 주사무소 소재지 관할 지방노동청에 설립인가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무턱대고 근로자들에게 금원을 지급한다고 해서 인정받는 건 아니며,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해 복지혜택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회사의 취업규칙 등을 검토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회사 내 노사협의회에서 합의된 내용들을 근거로 사내근로복지기금 법인 정관을 내용대로 지급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철현 포스원 세무법인 세무사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은 금액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대표자의 유가증권, 현금 등으로 출연 가능하다”며,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은 업무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부동산의 소유는 불가하다”고 했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제도를 활용해 기업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기금 종류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 경우와 벌칙이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며, “기업마다 처한 상황과 조건도 다르므로 제도를 활용하기 전 전문가와 상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