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주 의원실>

전세계가 함께 사용하는 바다에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것은 일본 정부이고, 이로 인해 피해가 우려되는 것은 우리 국민인데, 엉뚱하게 국내에서 편이 갈려 다툼을 하는 이해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달 27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4일부터 릴레이 단식에 동참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또한 26일부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진보당은 어민들과 함께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도쿄원정단을 구성해 3~5일 일본 항의 방문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부와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비판 공세를 펴는 것은 ‘괴담정치’라며 국민불안을 부추긴다고 비판했지만, 국민여론은 싸늘하다. 심지어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수족관 물을 떠 마시는 이해 못할 퍼포먼스를 하며, 국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우롱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함께 역사상 심각한 3대 원전사고로 꼽힌다. 인류 최악의 방사능 오염사고로 기록되고 있는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는 당시 소련 당국의 사고 축소·은폐로 여전히 정확한 피해 규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엔에서는 최소 80만여명의 사람이 피폭되고, 사고 이후에도 주변국에까지 영향을 미쳐 최소 900만명의 사람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지진으로 후쿠시마현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 이로인해 누출된 방사능 물질은 인류와 지구 생태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끼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안전하게 처리해 방류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기술로 방사능을 완벽하게 제거할 방법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작은 위험이라도 남아있을 수 밖에 없고 국민들의 불안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이를 두고 편이 나뉘어 갈등에 이르는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51.9%는 오염수 방류가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해를 얻고 있다는 응답 6.5%를 크게 웃돌았고, ‘주변국의 이해를 얻을 때까지 방류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도 27.4%라고 한다. 일본 국민들조차 과반수 이상이 납득하지 않는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도 하지 않는 일일브리핑을 자처하며 일본 정부 입장을 우리 국민에게 설득시키려 한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중 8명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인해 우리 해양과 수산물이 오염될까 걱정하고 있다. 이런 우려때문에 수산업계와 소상공인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지난 3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대리인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민변에 따르면,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상 194조에서는 ‘자국의 최선의 수단을 다해 모든 오염원으로부터 해양환경 오염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이 오염이 자국이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는 지역 밖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보장하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정했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보호조치 또한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우려 섞인 주장을 하나하나 찾아내 반박하려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인류와 지구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오염수 방류를 중단할 것을 일본에게 강력하게 촉구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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