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고등법원이 지난 12일 롯데하이마트의 청구를 기각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소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롯데하이마트가 납품업자로부터 파견받은 종업원들을 장기간 대규모로 부당하게 사용한 행위, 납품업자로부터 판매장려금을 부당 수취한 행위 및 물류대행 수수료 단가 인상분을 소급한 행위에 대해 지난 2020년 12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롯데하이마트는 이에 불복해 2021년 2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공정위의 심의의결이 사실상 1심 역할을 하는 구조여서, 이에 불복하는 소송은 고등법원에 바로 제기하게 된다. 이 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은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다.

공정위는 롯데하이마트가 납품업자로부터 파견받은 종업원들에게 다른 업체 상품을 판매(교차판매)하거나 신용카드 발급이나 상조서비스 가입 등과 같은 타 회사 제휴서비스를 판매토록 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해당 납품업자의 상품 판매 및 관리 업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해당 상품의 판매촉진으로 이어져 납품업자들 이익에도 부합해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롯데하이마트의 행위가 대규모유통업법이 정한 예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위법하다고 봤다.

또,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의 종업원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는 대규모유통업법 제12조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같은 조 제1항 단서의 예외적 허용 요건을 함부로 확장 해석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고, 파견 종업원들의 교차판매는 개별 납품업자의 이익보다는 롯데하이마트 입장에서의 편익이나 판매 효율성에 더 치중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제휴서비스는 납품업자와 무관하게 롯데하이마트가 제휴사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취급하는 업무이고 이에 따른 수수료 수입도 롯데하이마트가 취득하므로 이 제휴서비스를 납품업자가 납품한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속한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롯데하이마트의 주장을 배척했다. 

동시에, 대규모유통업법의 예외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파견 종업원에게 광범위하게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것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롯데하이마트의 편익이나 판매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개별 납품업자 또는 종업원의 이익이 희생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번 판결은 대규모유통업자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하면서, 납품업자와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은 종업원의 부당 사용행위와 판매장려금 부당 수취 행위 및 물류대행 수수료 단가 인상분 소급 적용행위는 위법하다고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대법원 상고심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