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서비스 카카오T가 이달 19일 카카오T 택시 ‘감사 팁’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훌륭한 서비스에 요금과 더불어 감사 팁을 추가함으로써 서비스 품질 개선과 택시기사 수익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크다.

감사 팁 서비스는 카카오T 택시 이용 후 기사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하고 싶을 때, 이용요금 외 별도로 ‘팁’을 제공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카카오T 서비스 사용 택시인 블랙, 모범, 벤티, 블루, 펫 택시가 팁 서비스 대상인데, 카카오T 택시 하차 후 별점 5점과 함께 1000~2000원 정도의 추가 팁을 제공하게 된다.

카카오T의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가맹점협의회와의 상생방안 일환으로 팁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논의했던 건으로 이번에 시범서비스로 운영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 발달된 팁 문화는 직원에 대한 차별, 팁을 주지 않은 이용자에 대한 역차별, 서비스 종사자에 대한 저임금 일상화 등으로 논란이 많은데, 상생방안으로 논의된 것이 의아하다.

카카오T 택시 ‘감사 팁’ 이용 화면

<자료=카카오T 어플리케이션>

카카오T의 감사 팁 서비스 시범사업이 발표되자, ‘소비자와의 상생은 외면했다’,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의 차별’, ‘가맹택시를 늘리기 위한 꼼수’라는 등의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소비자들은 가뜩이나 인상된 택시비로 부담이 큰데, 카카오T의 팁 시범사업으로 팁이라는 부담을 얹은 격이라는 불만을 제기했다. 또, 배달앱이 배달료 부과를 시작해 음식 값 외에 배달료가 추가된 것처럼, 팁 문화가 정착이 되면 소비자 물가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택시기사의 입장에서는 수익 개선이라는 효과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승객 리뷰정책으로 평점이 낮은 기사에 대한 불이익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팁 제도는 기사들을 옥죄는 또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불만도 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감사 팁 제도가 가맹택시 가입 유인으로 작용하면서, 카카오T의 독점과 시장지배력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괜한 우려가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수를 늘리기 위해 은밀히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신의 가맹택시에 콜을 몰아줌으로써 자사 가맹택시를 우대한 행위로 인해 올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T의 가맹택시인 카카오T블루는 총 7개의 가맹택시사업자 중 약 73.7%를 점유하고 있다. 카카오T 가맹택시 점유율 증가로 택시가맹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배제되거나 배제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택시가맹서비스의 다양성 감소, 가맹호출 수수료 인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참여연대 김은정 협동사무처장은 “카카오T의 감사 팁은 기본적으로 카카오T 본사가 보장해야 할 기사 처우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다, 기사들의 처우가 차등적으로 보장되도록 하고 이로 인한 과도하고 무리한 서비스를 강제할 우려가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카카오T는 이미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소비자 후생과 택시기사 등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카카오T가 부담해야 할 부분을 소속 기사들이나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시장지배력의 공고화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해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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