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임군홍의 회고전이 오는 9월26일까지 예화랑에서 열린다. 전시작품은 유화 79점, 수채화 10점, 드로잉 27점, 파스텔 1점으로 총 117점이다.

임군홍은 1930년대 중반부터 1950년까지 작품활동을 황성하게 펼친 작가이지만, 우리에겐 낯설다. 그의 작품이 공개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가족, 96×126.5cm, Oil on canvas, 1950. <사진제공=예화랑>

“임군홍은 미술사적으로 다시 재평가되고 기려야 할 작가입니다. 이동수단이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1134km나 되는 베이징과 한커우를 오가며 중국의 고대 유적물들을 집중적으로 그린 풍경화에서는 작가의 대상에 대한 몰입이 대단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빛의 섬세한 변화, 천변만화하는 날씨의 변화 속에서 그날의 공기와 바람까지 느끼게 할 정도로 세밀한 분위기를 화폭에 구현한 그는 일반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초감각적인 예술혼을 지녔던 사람 같아 보입니다.”

예화랑 김방은 대표는 작가가 서양근대미술의 장르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내고 있다며 이렇게 전시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현재 남아있는 임군홍의 유화작품은 약 130점에 이르는데, 이는 모두 1930년대 중반에서 1950년까지 약 15년 사이에 걸쳐 제작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인혜 미술사가는 “이 시기 조선의 화가들 중에서 이 정도 규모의 유화작품을 남긴 이는 매우 드물다. 임군홍 외에는 배운성, 이쾌대 등 주로 월북한 화가들이 1930~40년대 작품을 상당량 남한에 남겨 놓았을 뿐이다. 박수근, 이중섭 등 월남한 화가들이 이 시기 작품을 모두 북에다 남겨두고 내려온 것을 생각하면, 이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우리에게 남겨진 이 작품들은 일제 강점기 조선의 양화계를 이해하고 실증하는 데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전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임군홍은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 등 다양한 장르를 연구했고, 서양화의 여러 화풍을 체화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한편으로는 생계를 위해 중국을 오가며 디자인 사업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화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위해 고투한 임군홍의 작품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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