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지난 1일부터 개최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의 미숙한 운영으로 세계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이 4년마다 여는 세계 청소년 야영축제다. 올해 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는 전세계 158개국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 4만3000여명이 참가했다.

대회 전 이미 대회장의 부실한 관리, 폭우로 물이 고여 텐트 설치가 어렵고 해충이 증가했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해 5월 국회에 새만금 잼버리 준비 부족에 대한 질타가 나왔고, 행사 주관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은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대회 첫날인 1일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후에도 열사병을 호소하는 대원들이 속출했지만 턱없이 모자란 응급실 상황으로 복도에서 응급처치를 해야 했다. 폭염을 이유로 소방당국이 행사 중지를 요청했지만, 2일 강행된 개영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청소년들의 소지품 검사를 한다며 폭염아래 몇시간씩 대기하다 탈진해 쓰러지는 사태가 벌어지며 세계적인 질타를 받기도 했다.

대회장에서 제공된 음식은 부실했고, 식수마저 부족했으며, 입점한 편의점에서는 바가지 요금을 받기까지 했다. 해충은 들끓었으며,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등은 부족했고 일부 시설은 천으로만 가려져 있을 뿐이었다. 위생적인 관리 또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급기야 성범죄 사건까지 일어났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들이 대한민국 국제행사장에서 벌어진 것이다.

결국 최대 참가국인 영국 스카우트는 새만금 현장의 그늘 부족, 음식 미비, 위생 열악, 의료서비스 불충분 등을 이유로 4일 야영장 철수를 결정하고 5일 서울 호텔로 이동했다. 이어 미국 등 철수를 결정한 국가가 연달아 나오고, 정부 당국은 결국 태풍을 이유로 7일 야영지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

세계 각국 언론은 국제적인 행사를 미숙하게 준비하고 운영한 한국의 모습에 실망스럽다는 질타를 쏟아냈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국격의 추락에 부끄럽고 민망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 정부를 탓하며, 준비 미숙의 책임을 회피하는데 급급하다. 행사장 배수, 화장실 위생, 해충 방역, 제공 음식의 품질, 구급대응 등은 불과 몇개월이면 해결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잼버리 대회의 조기 퇴영 후에도 정부는 갈팡질팡 행정과 남 탓 논쟁을 보이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마무리만큼은 국격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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