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중소 선박 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그동안 공공선박 조달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불공정한 특약 등의 묵은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17일 조달청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공공선박 발주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방안에는 ▲입찰자의 가격부담 완화를 위한 가격평가방식 개선 ▲선박 건조 특성을 고려한 계약금액 조정방식 개선 ▲입찰 참여 주체 간 하자 책임규명 및 분담 명확화 ▲관의 우월적 불공정 특약 정비 등이 담겼다.

가격평가방식 개선의 경우, 그간 공공선박은 설계 시 확정된 엔진 등 주요 장비와 선박 건조를 통합 발주해 선박 건조사에 비용이 전가되는 불합리한 구조였다. 이에 장비가격은 제외하고 입찰가격을 평가하도록 개선해 중소 선박 건조사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이번 개선을 통해 낙찰률이 88%수준에서 91%로, 3%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방식도 현재의 품목조정률에서 ‘지수조정률로 전환하기로 했다. 건조에서 납품까지 통상 3~4년이 소요되는 장기계속 사업으로, 물가상승 리스크가 다른 산업 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이에 지수조정률에 의한 조정으로 계약금액을 구성하는 비목을 ‘유형별’로 정리해 비목군을 편성하고, 비목군별로 생산자물가 기본 분류지수에 대비해 물가 등락률을 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참여 주체 간 하자 책임 규명과 분담도 명확히 된다. 기존에는 하자 발생 시 설계 및 주요 장비 선정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건조사가 총괄책임을 지는 사례가 있어왔다. 이러한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수요기관·장비공급업체·건조사·설계업체 등으로 구성된 '하자공동대응팀'이 운영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조달청은 법적 분쟁 발생 전 이해관계자 간 사전·자율조정기능을 통한 법적 분쟁 방지 효과를 거둔다는 구상이다. 

이밖에 계약관리 편의를 위해 설계오류나 변경에 따른 각종 부담을 건조사에 책임지게 하는 발주기관 중심의 특약을 삭제하고, '공공선박 계약 가이드라인' 등 표준 계약조건을 마련해 그간의 발주 관행도 개선할 계획이다. 

김윤상 조달청장은 “이번 개선방안은 그동안 중소 선박건조업계에 부담을 주는 불합리한 요소를 혁신해 중소 건조사들의 경영 위기를 돌파하는데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