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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내수부진 원인? LTV·DTI 어쩌나 내수 위축, 소득 부진, 부채상환 부담 가중 악순환 우려

기사입력2014-07-09 15:57

김창훈 기자 (ckim2014@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가 LTV, DTI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 부진의 원인을 과도한 가계부채에서 찾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동향분석실 정인환 연구원이 작성한 ‘가계부채가 소비부진에 미치는 영향’을 9일 발표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가계가 과도한 부채를 줄이기 위해 소비를 줄이고 부채상환 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봤다.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은 2010년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부채 상환을 위한 예비적 저축으로서 가계흑자 비율은 금융위기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3년에는 가처분소득보다 지출이 높은 적자가구의 비중이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근거한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은 2010년 77.3%에서 점차 감소해 2013년에는 73.4%로 떨어졌다. 반면 소득에서 지출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흑자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흑자율)은 2010년 22.7%에서 2012년 25.9%, 2013년 26.6%로 상승하고 있다.

그는 실증적 연구를 통해 금융위기 이후 부채비율이 높은 지역이 낮은 지역에 비해, 소비 증가율이 낮거나 큰 폭으로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방법론을 통해서도 과도한 레버리지 비율을 가지거나 소득에서 부채상환액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 혹은 부채의 디레버리징(부채비율 감소)이 나는 가계에서 소비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정 연구원은 이같은 분석결과를 토대로 금융위기 이후 가계부채 부담이 소비 부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저축을 늘리는 것이 개인에게는 합리적 방법일 수 있지만 거시경제 차원에서는 내수 위축과 소득 부진 심화, 부채상환 부담 가중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 정 연구원이 내비친 우려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입자인 가계뿐 아니라 대출금을 제공한 금융기관과 금융시스템, 거시경제 전반에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의 과도한 부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와 더불어 임금이나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취약계층의 소득 창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개인워크아웃이나 파산과 같은 극단적 상황에 처한 가계를 지원하는 채무조정 지원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태기도 했다.